거미의 행방 / 김유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거미의 행방 / 김유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5회 작성일 17-08-11 05:32

본문

거미의 행방 / 김유석

 

내 방에 유령이 있다

낡은 사진들과 도금이 볏겨진 벽시계 사이

미소 띤 젊은 날의 얼굴과 멈춘 시간이

비긋이 걸린 구석

 

상형문자처럼, 검은 실밥으로 뜬 저 표지는

형체를 드러내지 않고 존재의 느낌을 거느리는 것의 정체

 

유치하게 커튼을 흔든다거나

공연히 전등을 켰다 껐다 하는 시시한 자작극은 치워라

열려진 감옥인데 달아나지 못하는 기분일 뿐인

 

색 바랜 사진 속에

첫사랑처럼 하고 싶은 얼굴이 있다

흔적이 묻은 발을 사진 밖으로 감추고

생각을 털어내듯 무늬처럼 웃는 젊은이

잠자는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멈춰진 시간은 미소 끝에서 그가 출몰하는 시간

감정과 욕망과, 뻔한 것들로는

겨우 21그램의 무게*를 가진 그를 불러 낼 순 없지만

 

차갑고 푸르스름하게 또 한 해가 닫히는 밤, 문득

커다란 자루를 메고 세상 밖으로 나서는 修士를 본다

오래 전 죽은 채로 나는 감시해 온 독재자

 

바늘이 돌고 점점 빠르게

사진이 늙는다,

사몽과 비몽 사이

이상과 허영이 모처럼 내통하는 쭈글쭈글한 잠 속

여전히 슬근거리는 것이 있다

 

거미인줄 알았는데

시간이다,

* 21그램 : 영혼의 무게

 

* 김유석 :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 감상

   오래 전 찍어 벽에 걸어 둔 자신의 낡은 사진틀을 바라보며 화자는 그 당시와

   현재를 대조 하면서 생각에 잠긴다(시를 엮어나간다)

   특히, 사진틀 속 시간의 묘사가 이채롭다 사진틀 안에는 사진이 낡았고 커튼은

   흔들리지 않고 전등불도 깜빡이지 않고 시계바늘도 고정인 채 시간이 멈춰 있다

   (시간이 멈췄으므로 존재도 멈춘 것 이므로 열려있는 감옥인데 도망치지 못한다 )

   - 생각을 덜어내듯 무늬처럼 웃는 젊은이

   - 잠자는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현재의 자기가 그 때의 생각을 더듬고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빠르게 흐르고 있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면서 

   - 바늘이 돌고 점점 빠르게

   - 사진이 늙는다

   과거와 현실의 모처럼의 내통이 꿈이라는 사실에서 썩 기분좋지 않은

   시간의 간격을 슬근거리는 거미처럼 느끼게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5 0 09-30
3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09-27
3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5 0 09-25
3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8 0 09-23
3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5 0 09-20
3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9 0 09-18
3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09-16
3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 09-12
3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0 0 09-09
3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0 09-07
3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0 09-05
3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09-02
3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5 0 08-31
3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8 0 08-28
3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9 0 08-26
3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0 08-24
3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0 08-22
3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5 0 08-20
3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 08-17
3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8-15
3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6 0 08-13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8-11
3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0 08-09
3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08-07
3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4 0 08-04
3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4 0 08-02
3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7 0 07-31
3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0 07-29
3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0 07-26
3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1 0 07-24
3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1 0 07-22
3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0 0 07-20
3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5 0 07-18
3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0 0 07-15
3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7 0 07-13
3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9 0 07-11
3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7-09
3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6 0 07-07
3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7-05
3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3 0 07-03
3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8 0 06-29
3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1 0 06-27
3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3 0 06-24
3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5 0 06-22
3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6-20
3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4 0 06-18
3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5 0 06-16
3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6-14
3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6-12
3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06-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