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엘리스 / 신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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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84회 작성일 17-09-09 08:21본문
반지하 엘리스 / 신현림
토끼 굴에 빠져든 백 년 전의 앨리스와
돈에 쫓겨 반지하로 꺼져 든 앨리스들과 만났다
생의 반이 다 묻힌 반지하 인생의 나는
생의 반을 꽃피우는 이들을 만나 목련 차를 마셨다
서로 마음에 등불을 켜 갔다
鵲巢感想文
앨리스는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다. 여기서는 시인을 치환하였다. 한마디로 앨리스처럼 우습고 황당한 일과 같은 인생, 말도 안 되는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삶의 노래의 그 서시다. 이 시집에서 첫 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토끼 굴에 빠져든 백 년 전의 앨리스는 어떤 궁핍에 따른 상황을 묘사한다. 그만큼 긴박감마저 든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미 지나온 세월이다. 뒤돌아보면 아득하다. 돈에 쫓겨 반 지하에 살아야 했던 토끼처럼 어떤 비굴한 삶을 살면서도 내면을 안식하며 살았다.
생의 반이 다 묻힌 반 지하 인생이었다. 하지만 그 묻힌 삶을 꽃피우며 목련 차를 마신다. 그 생의 이력은 목련 꽃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서로 마음에 등불 켜는 것은 나와 내 속에 든 마음이다.
인생에 무엇이 참된 삶인지 정확한 답은 없다. 그러므로 각자의 삶이 다르며 꿈이 다르며 꿈을 위해서 서로 뭉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채광을 자주 바꾸었다 채광이 한 번 바뀔 때마다 시선이 조금 틀어졌다 틀어진 시선에서 가장 잘 굴절하는 남자와 놀았다’ 고은강 시인의 ‘물고기 화법’에 나오는 대목이다. 어쩌면 세상은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삶일지도 모르겠다. 채광이 바뀔 때마다 적응하는 사람 말이다.
시대를 잘 읽어야겠다. 자본주의시대지만 인본을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사람의 근본이다. 돈이 많으면 뭐하겠는가? 또 돈이 없다고 해서 굴한 세상도 아니다. 사람 됨됨이가 되어야 사회에 어울려 살 수가 있다. 삶은 함께할 때 행복은 그 두 배가 되며 불행은 그 절반이 덜게 된다.
나와 함께 이룬 가족을 먼저 살피자. 나로 인해 당신은 행복했는지? 나로 인해 당신은 불행했는지? 우리는 모두 가지다. 우리는 모두 주목이며 주체다. 당신과 함께 하는 사회에 나는 반지하처럼 놓여 있지는 않았는지 나로 인해 당신이 반지하에 갇혀 있지는 않았는지 살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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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 경기 의왕에서 태어났다. ‘현대시학’ 등단 시집 ‘반지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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