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등본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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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7회 작성일 17-09-23 02:35본문
갈대 등본 / 신용목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끝처럼 박혀 있었다
휘어진 몸에다 화살을 걸고 싶은 날은 갔다 모든 謨議가 한 잎 석양빛을 거느렸으니
바람에도 지층이 있다면 그들의 화석에는 저녁만이 남을 것이다
내 각오는 세월의 추를 끄는 흔들림이 아니었다 초승의 낮달이 그리는 흉처럼
바람의 목청으로 울다 허리 꺾인 家長
아버지의 뼈 속에는 바람이 있다 나는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 감상
화자는 바닷가 페 염전을 걷다 염전 너머 바람에 시달리다 부러진 갈대숲을
보게 되고, 갈대숲에서 석양빛 속에 날아가는 새떼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폐염전, 바람, 부러진 갈대, 날아가는 새떼, 저녁노을, 초승의 낮달에서 풍기는
쓸쓸함, 진부함, 피곤함등의 심상에서 자연히 아버지의 일생을 떠올리게 되고
아버지의 생애와 화자의 일생을 바람과 연결 시키면서 갈대 등본이라는 제목의
家族史을 만든다
"나는 바람의 백만 번째 어금니에 물려있다 "와 같은 어휘에서 처럼, 화자는 바람과
인간의 生과 연결되는 시를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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