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 이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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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74회 작성일 17-09-25 06:24본문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감상
화자는 꽃이 지는 모습에서 만과와 만덕을 쌓고 해탈에 드는
수행자의 뒷모습을 본다
죽음이란 영원한 이별이기 때문에 아쉬움과 슬픔과 눈물이
나는 법인데, 제떼에 떠나는, 할 일을 다 해놓고 떠나는 이별이라
하롱하롱 마음이 단출하고 육쾌하기까지 한것이라 한다
화자는 또한 만남은 이별로, 젊음은 늙음으로, 미숙은 성숙함으로
구차하거나 요사스러움도 없이 정갈한 마음으로 자기자신을 낙화
에 비유하고도 있다
화자의 또 다른 시 한편 감상해 보자
길 / 이형기
빈 들판이다
들판 가은데 길이 나 있다
가물가물 한 가닥
누군가 혼자 가고 있다
아 소실점!
어느새 길도 그도 없다
없는 그 저쪽에는 낭떠러지
신의 함정
그리고 더이상은 아무도 모르는
길이 나 있다 빈 들판에
그래도 또 누군가 가고 있다
역시 혼자다
# 감상
새로난 길, 이제 막 걷고 있는데
소스라치게 놀란다, 어렴풋 보이는 저 앞의
낭떠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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