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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문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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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43회 작성일 17-10-02 23:16

본문

시인 / 문수영

 

 

 

 

     가까이 할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언제나 기다리지만 한 번도 못 본

     님 대신 우편함에는 책이 꽂혀 있다

 

     활자를 들여다보며 책 속에서 길 찾는다

     길을 잃어 밥을 태우고 드라마를 놓친다 꽃과 나무의 내부를 들여다보다 넘어진다 사람의 내장을 들여다보다 대화의 실마리를 못 찾고 말을 삼킨다 웃음에 껍질이 없고 건더기가 없다 이순의 철학과 아이의 순수를 동시에 지니고 고치에서 실 풀려 나오듯 무엇이든지 보면 줍고 담아 생각을 버무리고 뒤집는다 늘 하다만 일이 남은 것 같아 끝난 운동장에 혼자 앉아

 

     철마다 피고 지는 꽃들 가슴으로 움켜 쥔다

 

 

 

鵲巢感想文

     나는 시인의 세계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시인의 세계에 늘 들어와 산다. 시인이 낸 책을 보며 시인이 쓴 책이 오늘도 내 모르게 배달되기도 한다. 문자도 오기도 하지만, 누가 누군지도 모르며 거저 흘겨 읽기도 한다. 시인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가늠한다고 했다. 물론 시인의 세계에 들어와 보니 그렇게 읽었다.

     문수영은 시조 시인이다. 위는 사설시조다. 구태여 시를 나누자면 시조는 총 2연이겠다. 1연은 그나마 정형의 맞춤을 따랐는데 2연은 초장과 종장만 모양을 살렸다. 2연 중장은 꽤 길다. 2연 종장을 중장과 구별하여 행 가름하였기에 총 3연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따지자면 이 시조는 2연이다.

     문수영은 시인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가까이 할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 언제나 기다리지만 한 번도 못 본 / 님 대신 우편함에는 책이 꽂혀 있는 존재다. 1연은 내가 아닌 당신이다. 2연은 당신이 아닌 나로서 전체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

     살아보니 글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또 그렇지 않은 것도 글이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간편한 도구며 가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글보다 나은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글 쓰는 자의 주위는 괴롭고 쓰는 자는 그 반대다. 글은 진솔함이 묻어나 있어야 하지만, 그 진솔한 표현의 바깥은 고통이 따른다.

     그러므로 시인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과 달리 스스로 아픔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시인을 떠나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이는 생각의 근력을 키우는 일이다. 생각하는 힘이 없는 사회는 냄비와 같아 잘못된 결말로 잇는다. 오래도록 내 하는 일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바르게 행하는 것은 글뿐이다. 하지만,

     책을 내보면, 가까이 있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실지, 큰 영향이 오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의 주위를 도로 가리는 것 같고 또 그 반대인 더러 내는 것 같아 싫은 것이다. 하지만 글은 전체를 표현하는 것이지, 세세히 나무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나무는 모른다. 나무는 괴롭기만 하다. 그 나무의 이름을 드러내 놓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책은 수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나무가 읽어도 나무도 모르는 그 나무를 바라보며 쉬었다가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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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영 경북 김천 출생, 2003중앙일보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먼지의 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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