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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우물 / 황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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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4회 작성일 18-01-23 04:03

본문

내 안의 우물 / 황정숙

 

발끝을 적시고 심장을 품은 물 속에

가만히 두레박줄을 내린

 

어떻게 닻줄처럼 팽팽한 길이

저 깊은 우물 속으로

이어져 있었을까

한 두레박 퍼올릴 때마다 푸르게

지나간 것들이 뒤뚱거리며 출렁거린다

 

퍼낼수록 더 맑아지는 샘,

깊은 허공을 만들며 드러난 길

물길이 머물던 돌 틈에 뿌리내린

이끼가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다

 

낚싯대를 끌어올릴 때 물비늘 떨어지듯

박힌 돌들을

별로 품은 하늘에 동심원이 퍼진다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실로폰 소리를 낸다

 

화음에 맞춰 수면에 퍼져가던 물그림자

그 시간으로 이어진 긴 두레박줄을 흔든다

 

멱까지 차오른 내 안의 우물물,

날 여기까지 끌어올렸을 어둑살 무늬 지도

퉁퉁 불어터진 눈으로 만져본다

찰랑 허공으로 떨어질 두레박줄 팽팽하다

 

# 감상

   우물하면 두레박이 두레박하면 민족설화 선녀와 나뭇꾼이 생각나지요

   나뭇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숨겨주고, 사슴은 은혜의 보답으로

   밤마다 선녀들이 목욕하는 곳을 알려주며 선녀의 옷을 감추되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 돌려주지 말라고 했으나, 나뭇꾼은 아이 둘 낳고 옷을 돌려

   주는 바람에 선녀는 양 손에 아이를 품고 하늘로 올라갔으며 그 이후 선녀

   들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목욕했고, 사슴에게 그 소문을 들은 나뭇꾼은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지요

  

   우물은 보일듯 말듯 깊은 허공,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의 인간 속마음과

   비유되기도 하며 신성한 곳으로서 예부터 마을에서는 정초에 고사를 드렸지요

   화자는 "별로 품은 하늘에 동심원이 퍼지고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실로폰

   소리를 낸다"고 종소리처럼 해맑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잿빛 하늘 속

   마지막 잎새 낙엽되어 떨어진다

 

   아래로 아래로 또 아래로

   우물 속 보다 깊은 곳 그 아래로

   태초부터 어둠이었던 곳

   이 곳까지 떨어져

   사위어 가는 모닥불을 살려서

   새 등불 되어

 

   파란 가을하늘 빨간 홍시 감 같은 그대 얼굴

   바라볼 수 있도록 이 어둠 거두어다오

                                  졸작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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