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우물 / 황정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 안의 우물 / 황정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7회 작성일 18-01-23 04:03

본문

내 안의 우물 / 황정숙

 

발끝을 적시고 심장을 품은 물 속에

가만히 두레박줄을 내린

 

어떻게 닻줄처럼 팽팽한 길이

저 깊은 우물 속으로

이어져 있었을까

한 두레박 퍼올릴 때마다 푸르게

지나간 것들이 뒤뚱거리며 출렁거린다

 

퍼낼수록 더 맑아지는 샘,

깊은 허공을 만들며 드러난 길

물길이 머물던 돌 틈에 뿌리내린

이끼가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다

 

낚싯대를 끌어올릴 때 물비늘 떨어지듯

박힌 돌들을

별로 품은 하늘에 동심원이 퍼진다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실로폰 소리를 낸다

 

화음에 맞춰 수면에 퍼져가던 물그림자

그 시간으로 이어진 긴 두레박줄을 흔든다

 

멱까지 차오른 내 안의 우물물,

날 여기까지 끌어올렸을 어둑살 무늬 지도

퉁퉁 불어터진 눈으로 만져본다

찰랑 허공으로 떨어질 두레박줄 팽팽하다

 

# 감상

   우물하면 두레박이 두레박하면 민족설화 선녀와 나뭇꾼이 생각나지요

   나뭇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숨겨주고, 사슴은 은혜의 보답으로

   밤마다 선녀들이 목욕하는 곳을 알려주며 선녀의 옷을 감추되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 돌려주지 말라고 했으나, 나뭇꾼은 아이 둘 낳고 옷을 돌려

   주는 바람에 선녀는 양 손에 아이를 품고 하늘로 올라갔으며 그 이후 선녀

   들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목욕했고, 사슴에게 그 소문을 들은 나뭇꾼은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지요

  

   우물은 보일듯 말듯 깊은 허공,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의 인간 속마음과

   비유되기도 하며 신성한 곳으로서 예부터 마을에서는 정초에 고사를 드렸지요

   화자는 "별로 품은 하늘에 동심원이 퍼지고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실로폰

   소리를 낸다"고 종소리처럼 해맑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잿빛 하늘 속

   마지막 잎새 낙엽되어 떨어진다

 

   아래로 아래로 또 아래로

   우물 속 보다 깊은 곳 그 아래로

   태초부터 어둠이었던 곳

   이 곳까지 떨어져

   사위어 가는 모닥불을 살려서

   새 등불 되어

 

   파란 가을하늘 빨간 홍시 감 같은 그대 얼굴

   바라볼 수 있도록 이 어둠 거두어다오

                                  졸작 <희망>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2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6 0 08-04
3069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 05-12
30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 12-23
30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7 0 11-16
3066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0 05-05
30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0 10-30
306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0 11-13
306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11-03
30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0 0 10-25
306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0 11-08
30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 02-02
30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4 0 01-02
305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 10-08
305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 11-15
305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 12-03
305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6 0 04-17
30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11-02
30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02-06
30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0 12-05
3051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0 07-17
30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0 12-29
3049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0 04-30
3048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06-24
30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02-19
30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6 0 01-12
30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0 03-04
304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10-17
30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01-25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01-23
30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6 0 11-23
304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2 0 12-07
3039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9 0 12-16
3038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6 0 09-27
3037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9 0 01-01
303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1 01-27
30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 0 02-08
30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12-26
30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0 02-20
303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1 06-20
30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0 01-30
3030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6 0 08-28
3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6 0 11-10
30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11-18
302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03-13
3026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08-31
302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02-18
3024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0 07-17
302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0 06-14
30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0 0 11-01
302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9 0 12-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