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 이용헌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비밀의 문 / 이용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6회 작성일 18-02-14 05:17

본문

비밀의 문 / 이용헌

 

나무 위에도 문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한 사내가 제 몸을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하늘로 떠났다

주머니에선 하늘로 가는 기차표 대신 한 장의 쪽지가 발견되었다

쪽지에는 그가 사랑했던 이름들과 뜻 모를 숫자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몸만 남겨 두고 영혼은 사라진 문의 비밀번호가 궁금하다

 

날이 밝기 전 사내는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섰을 것이다

일생을 열고 닫았던 문과 문마다 그의 지문이 파문을 그렸을 것이다

현관문을 열고 나와 택시 문을 닫을 때까지만 해도

그가 지상의 마지막 문을 닫았다는 걸 안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왜 소리마저 다 걸어 잠그고 하늘로 갔을까

 

날개를 잃은 새는 하늘을 날 수 없어도

몸뚱이를 잃은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있는 법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돈과 사랑을 선택했듯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절망과 배신 앞에 생을 접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스스로 열리지 않는 미명의 문 앞에서

스르르 열 수 있는 비밀번호를 남기며 나뭇잎처럼 몸을 떨었을 것이다

 

말을 걸어 잠근 하늘마다 소문들이 매달려 있다

 

문설주 없는 문을 지나 어둠의 저쪽을 건너가면

별빛 푸른 그곳에서도 나무들은 자랄 테고

뿌리에서 둥치를 거쳐 우듬지에 이르기까지

나무엔 한 사내의 비밀이 손금처럼 환희 요약되어 있을 것이다

 

# 감상


   - 날개를 잃은 새는 하늘을 날 수 없어도

   - 몸뚱이를 잃은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있는 법

   죽음에 대한 담담한 진술의 시를 읽으면서 이테리 대시인 단테의 서사시

   신곡이 퍼뜩 떠오른다

   단테는 반대파들의 박대와 숙청으로 국외로 추방 되어 방황 했다, 이 시절

   을 모티브로, 단테의 18살 때의 연인 베아트리체(영원한 구원의 여인 상)의

   주선으로 죽서만 갈 수 있는 죽음의 세계를 여행하는 형식으로 시를 썼는데

   지옥편 5년 동안 34곡, 연옥편 6년 동안 33곡, 천국편 9년 동안 33곡 도합 20년

   동안 100곡의 대서사시를 썼다

  

   나로 하여금 여러 해 동안 야위게 할 정도로

      하늘과 땅을 손잡게 하였던

      거룩한 시가, 저들에게 싸움을 거는 이리들을

 

   내가 원수로 여기며, 어린 양으로 잠자던

      저 아름다운 양우리 밖에서 나에게 빗장을

      걸던 포악함을 이겨낼 수 있는 일이 생기거든,

 

   나는 벌써 다른 목소리와 다른 머리털을

      지닌 시인으로 돌아갈 것이며, 내 영세의

      우물에서 면류관을 받게 될 것이다.

                                            <천국편>25곡 중에서

 

   우리네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나는

      어두운 숲 속에 처해 있었다.

 

   아, 거칠고 사납던 이 숲이

       어떠했노라 말하기 너무 힘겨워

       생각만 하여도 몸서리쳐진다!

                              <지옥편> 1곡 중에서 

 

   시편 곳곳에 자기를 추방한 반대파들에대한 분노가 담겨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4 0 08-02
5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0 09-07
5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7 0 10-18
5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9 0 11-25
5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8 0 01-06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02-14
5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 03-26
5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0 05-03
5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0 0 06-08
5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 07-17
5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 0 08-24
5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0 10-08
5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2 0 11-26
5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0 01-14
5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0 03-04
5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 04-21
5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0 06-07
5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07-26
5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 09-15
5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 11-12
5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 01-02
5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0 02-22
5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9 0 04-15
5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8-03
5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0 11-16
5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03-08
5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06-28
5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 10-18
5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 02-07
5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5-30
5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1 0 09-05
5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1 0 09-26
5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9 0 10-22
5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6 0 11-17
5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6 0 12-15
5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6 0 01-23
5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5 0 03-07
5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5 0 04-23
5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0 0 05-24
5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8 0 06-26
5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2 0 07-29
5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5 0 09-17
5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0 0 10-22
5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5 0 12-01
5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9 0 01-10
5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3 0 02-14
5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0 03-20
5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0 04-24
5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7 0 05-27
5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06-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