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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꽃잎 / 최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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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0회 작성일 18-04-02 02:37

본문

기억 꽃잎 / 최하연

 

바람은 안에서 밖으로 불고

빗방울은 아득한 곳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득한 곳으로

떨어진다

내 편 아닌 모든 것은 잠들라

아침이면 난 이곳에 없으리니

용케 젖지 않는 꽃잎도

꽃잎 아래 웅크린 하늘도

바람은 안에서 불고

꿈은 밖에서 젖는다

잠들라, 젖지 않는 밤의 노래도

부르지 못한 이름도

다 잠들어라

내 안으로 자라는

마른 뿌리도

기약 없던 당신의 마른 젖가슴도

이제는 젖어서 모두

꿈 밖에 놓인다

하늘로 떠가는 새와

그 아래 잠든 침묵이여

숲이 숨길 수 없는

비밀의 무게와

저 적막한 입술 위에

잠시 머물다 사라진 간절한 기도도

벼락처럼, 이슬처럼,

잠시 왔다가 내버려 두는

하얀 손의

악몽 같은 것들도

이 바람 속, 이 아득한 물방울 속에서

다 잠들라

 

* 최하연 : 1971년 서울 출생, 2003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

               시집 <피아노>외

 

# 감상

   내 앞에 놓인 당당하지 못한 것들 모두 물러가라

   나에게 달라붙어 나를 괴롭히던 내 기억의 꽃잎들아

   나에게서 잠들라

   당당함이 넘쳐 자신감에서 오는 도도한 위세와

   텍스트의 흐름이 명령어를 사용하는 어휘라든가 운율

   이나 율격이 7, 80년 대 민주화운동 당시의 격문 같지만

   화자의 기억 속의 활달한 사유들에 대한 화자의 집념이 녹아있다

 

   어린날의 소묘 / 호암

 

   상이군인집 뒤 늙은 밤나무에

   집짓던 까치 높이 날며 떼 지어 울면

   할머니 담뱃대 길게 물고 툇마루에 걸터 앉아

   까치 저리 울면 반가운 손님 오시지, 일러주셔서

   서울로 시집 간 누님 친정 오나 기대하면서

   가파른 뒷산 고갯길 쳐다보았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쳐다보았지

 

   여름비 퍼붓는 장마철 되면

   긴 참나무가지 낙싯대 만들어

   탑골 합수머리 가면

   서툴러도 몇 마리는 잡을 수 있어

   어머니 시집올 때 따라온 까만 뚝배기에

   검은콩 함께 넣어 바짝 졸여서

   할아버지 밥반찬 해드리면

   고놈 참 고놈 할아버지 좋아하셨지

 

   동구 밖 서낭당 건너편 외 딴 길은

   도깨비 산다는 곳집 있어 못 다녔지

   양창 아저씨네로 심부름 보내면

   무서워 못 간다고 버티어 보지만

   휘드르는 어머니 부지깽이 당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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