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꽃잎 / 최하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기억 꽃잎 / 최하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2회 작성일 18-04-02 02:37

본문

기억 꽃잎 / 최하연

 

바람은 안에서 밖으로 불고

빗방울은 아득한 곳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득한 곳으로

떨어진다

내 편 아닌 모든 것은 잠들라

아침이면 난 이곳에 없으리니

용케 젖지 않는 꽃잎도

꽃잎 아래 웅크린 하늘도

바람은 안에서 불고

꿈은 밖에서 젖는다

잠들라, 젖지 않는 밤의 노래도

부르지 못한 이름도

다 잠들어라

내 안으로 자라는

마른 뿌리도

기약 없던 당신의 마른 젖가슴도

이제는 젖어서 모두

꿈 밖에 놓인다

하늘로 떠가는 새와

그 아래 잠든 침묵이여

숲이 숨길 수 없는

비밀의 무게와

저 적막한 입술 위에

잠시 머물다 사라진 간절한 기도도

벼락처럼, 이슬처럼,

잠시 왔다가 내버려 두는

하얀 손의

악몽 같은 것들도

이 바람 속, 이 아득한 물방울 속에서

다 잠들라

 

* 최하연 : 1971년 서울 출생, 2003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

               시집 <피아노>외

 

# 감상

   내 앞에 놓인 당당하지 못한 것들 모두 물러가라

   나에게 달라붙어 나를 괴롭히던 내 기억의 꽃잎들아

   나에게서 잠들라

   당당함이 넘쳐 자신감에서 오는 도도한 위세와

   텍스트의 흐름이 명령어를 사용하는 어휘라든가 운율

   이나 율격이 7, 80년 대 민주화운동 당시의 격문 같지만

   화자의 기억 속의 활달한 사유들에 대한 화자의 집념이 녹아있다

 

   어린날의 소묘 / 호암

 

   상이군인집 뒤 늙은 밤나무에

   집짓던 까치 높이 날며 떼 지어 울면

   할머니 담뱃대 길게 물고 툇마루에 걸터 앉아

   까치 저리 울면 반가운 손님 오시지, 일러주셔서

   서울로 시집 간 누님 친정 오나 기대하면서

   가파른 뒷산 고갯길 쳐다보았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쳐다보았지

 

   여름비 퍼붓는 장마철 되면

   긴 참나무가지 낙싯대 만들어

   탑골 합수머리 가면

   서툴러도 몇 마리는 잡을 수 있어

   어머니 시집올 때 따라온 까만 뚝배기에

   검은콩 함께 넣어 바짝 졸여서

   할아버지 밥반찬 해드리면

   고놈 참 고놈 할아버지 좋아하셨지

 

   동구 밖 서낭당 건너편 외 딴 길은

   도깨비 산다는 곳집 있어 못 다녔지

   양창 아저씨네로 심부름 보내면

   무서워 못 간다고 버티어 보지만

   휘드르는 어머니 부지깽이 당할 수 있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4 0 07-05
4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9 0 08-09
4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9 0 09-16
4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10-25
4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0 12-02
4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4 0 01-14
4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5 0 02-24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3 0 04-02
4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7 0 05-09
4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06-16
4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0 07-24
4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9 0 09-01
4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10-17
4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12-05
4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6 0 01-23
4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0 03-13
4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4 0 04-30
4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0 0 06-17
4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6 0 08-04
4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 09-25
4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 11-22
4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0 01-12
4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3-02
4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9 0 05-04
4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 08-24
4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12-07
4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3-29
4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7-19
4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11-08
4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2-28
4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6-20
4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4 0 07-18
4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2 0 08-03
4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3 0 08-21
4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0 09-08
4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6 0 10-01
4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1 0 10-27
4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6 0 11-21
4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0 0 12-21
4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3 0 01-31
4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8 0 03-21
4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2 0 04-28
4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3 0 05-30
4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9 0 07-02
4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8 0 08-04
4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7 0 09-23
4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1 0 10-28
4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6 0 12-10
4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6 0 01-16
3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6 0 02-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