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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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0회 작성일 18-04-30 08:58본문
절 전동균 절을 올린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기 위해 흰 벽을 마주 보고 땀 젖은 몸을 굽혔다 세우다 하다 보면 나는 나에게 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부터 나는 나를 믿지 못하고 이 세상을 믿지 못하고 내 영과 혼은 자꾸 나를 떠나려고 하니 내 속의 어떤 절을 향해 무릎꿇고 공양을 올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서럽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두렵고 이미 죽은 자의 영혼이 그립고 그리워서 무릎이 잘 굽혀지지 않는데 찬 마룻바닥에 댄 이마가 잘 떼어지지 않는데 누구일까, 어느새 내 곁에서 손과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나보다 더 공손하게 절을 올리는 저 사람은 프로필 전동균: 경주 출생, 중앙대 문창과, 소설문학 신인상, 시집[거룩한 허기]외 다수 시 감상 [절]은 공경의 뜻으로 몸을 굽혀 정중히 하는 인사를 말한다. 종교의 의식을 떠나서 절을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상대를 공경하는 의미, 다시 말하면 내가 나를 최대한 낮추는 행위일 것이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은 늘 내가 가장 어리석다는 말과 동의어일 때가 많다. 겸손은 미덕이라고 한다. 내가 나에게 절을 할 때, 내가 나에게 가장 겸손할 때가 아닐까? 잘 난 척하기는 쉽다. 겸손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단 무릎을 굽혀야 하기에. 하지만 절을 한 이후의 세상은 밝다. 가벼워지기에/[글/ 김이율 시인, 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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