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악보 / 강인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바다의 악보 / 강인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2회 작성일 18-06-12 04:50

본문

바다의 악보 / 강인한

- 벤 구센스의 '바다의 아름다운 노래'에 부쳐

 

바다가 저만치 물러나자

썰물이 밷어놓은 모래밭에 악보가 드러났다

당신의 입술은 동그랗게 모음을 발음하다가

그만 악보 받침대에 갇혀 나를 바라본다

 

오, 달콤한 붉은 입술은 적포도주를 담은 글라스

아니 두 장의 장미 꽃잎 같다

하지만 오래전 당신은 이 해변을 떠났다

 

저만치 과거로부터 떠밀려온 트렁크에는

자물쇠가 채워졌고 두근거리며

들키기 싶은 당신의 사랑이 들어 있을 것이다

 

두려운 비밀을 향해 걸어가는 내 발자국마다

한 장 두 장 물 젖은 악보가 따라오고

입벌린 소라고둥이 트렁크 위에 앉아 소리친다

이제 곧 태풍이 불어온다고 내 마음 속

잠자는 태풍이

검은 수평선을 끌어낼 것이라고

 

그리운 당신의 기억을

이 해변에 떠도는 세이렌의 노래로 남겨두고서

나는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

돌아갈 곳이 없다

 

* 벤 구센스 :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 강인한: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입술> <강변북로>외 다수, 카페 <푸른시의 방 > 운영자

 

# 감상

화자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자 벤 구센스가 찍은 바닷가 사진을 보고 시를 구성한듯,

텍스트 속에서도 현실을  초월한 꿈과 무의식의 세계, 초현실적 상상력이 엿보인다

 

붉은 입술과 적포도주글라스가 장미꽃잎 같다는 관능적 이미지와 그 입술의 당신이

이 해변을 떠났다는 허망한 이미지에서

과거로 부터 떠밀려온 자물쇠 채워진 트렁크 위에서 입벌린 소라고둥이 소리친다 

이제 곧 태풍이 불어온다고 내 마음 속 잠자는 태풍이

썰물이 빠져나간 후, 썰렁하고 을시년스러운 바닷가 풍경의 쓸쓸한 이미지에서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 모양인 신화 속 요정 세이렌이  부르는 죽음의 노랫소리에

돌아갈 곳이 없다는 방황하는 이미지에서 초현실주의를 느껴 볼 수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1건 2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2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3 0 11-29
2920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 0 09-01
291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0 11-29
29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0 11-28
291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02-27
29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12-25
29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12-29
29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3 0 10-23
29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0 12-02
291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0 01-25
29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9 1 11-09
291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11-15
29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07-26
290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4 1 09-10
29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 08-09
29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0 04-08
29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 0 11-16
290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0 12-29
29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0 11-22
2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0 07-23
290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 0 04-10
29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0 05-11
2899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 0 01-30
2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 09-20
28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 01-04
289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2 04-22
2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8 0 02-14
28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04-10
289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01-07
28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09-13
28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0 0 01-03
28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0 0 01-10
28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0 0 05-29
28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7 0 01-05
2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0 03-07
28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4-15
28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1-03
288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1-28
2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5-13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6-12
28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0 10-26
28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0 11-07
28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0 01-24
2878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0 10-24
287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04-03
28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07-01
287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2 11-16
28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 12-08
28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0 11-26
28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0 12-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