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의 유령 / 안희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면벽의 유령 / 안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18-06-18 07:37

본문

면벽의 유령 / 안희연

 

여름은 폐허를 번복하는 일에 골몰하였다

 

며칠째 잘 먹지도 않고

먼 산만 바라보는 늙은 개를 바라보다가

 

이젠 정말 다르게 살고 싶어

늙은 개를 품에 안고 무작정 집을 나셨다

 

책에서 본 적 있는

당나귀와 함께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기도*
빛이 출렁이는 집

 

다다를 수 있다는 믿음은 길을 주었다

길 끝에는 빛으로 가득한 집이 있었다

 

상상한 것보다 훨씬 눈부신 집이었다

우리는 한달음에 달려가 입구에 세워진 푯말을 보았다

가장 사랑하는 것을 버리십시오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늙은 개도 그것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버려져야 한다

 

기껏해야 안팎이 뒤집힌 잠일 뿐이야

저 잠도 칼로 둘러싸여 있어

돌부리를 걷어차면서

 

다다를 수 없다는 절망도 길을 주었다

우리는 벽 앞으로 되돌아왔다

 

아주 잠깐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늙은 개를 쓰다듬으며

 

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프랑시스 잠

 

* 안희연 : 1986년 경기 성남 출생, 2012년 <창작과 비평> 으로 등단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 감상

화자 앞에 나타난 유령 같은 벽은 무엇일까?

화자는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려 하는걸까?

오래되고 잘못된 생활습관, 또는 절망적 상황에서 벗어나서

먼 빛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경 말씀도 하는듯 하고,

윤동주와 백석도 릴케도 사랑했다는 프랑스 시인 프랑시스 잠

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듯 하다

그는 평생을 자연속에 살면서  사물에 대한 정감과  삶에 대한

애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는데,

화자도 그렇게 살기를 열망하지만, 둘중에 하나는 버려야 한다며

인생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 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화자는 자연과 낭만과 시를 버려야 한다면 그러한 천국은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늙은 개를 품에 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6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10-22
36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10-22
36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10-22
36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1 10-22
36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0-21
36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10-21
36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10-21
36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10-21
36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0-20
36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0-20
36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10-20
365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2 10-20
36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10-19
36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10-19
36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10-19
36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10-19
36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1 10-19
36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2 10-18
36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10-18
36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1 10-18
36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10-17
36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10-17
36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10-17
36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0-17
36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10-17
36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10-17
36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16
36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10-16
36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10-16
36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1 10-16
36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10-16
36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0-15
36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10-15
363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10-15
36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0-15
36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15
36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0-15
36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10-14
36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10-14
36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10-14
36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10-14
36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0-14
362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10-14
36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10-14
36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0-14
36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3 10-13
36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10-12
36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10-12
36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10-12
36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0-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