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 이경교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세한도 / 이경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9회 작성일 18-06-25 05:26

본문

세한도 / 이경교

 

텅 빈 움막은 속이 빈 악기다 새들이 울음을 쟁여놓고 떠난 빈집,

거기 나를 끌어들이지 마라

노송의 안쪽은 공명통을 부풀려 벌판의 침묵을 빨아들인다 슬그머니

늘어뜨린 가지, 저 손가락은 지금 무슨 음계를 짚는 중일까

 

벌판을 지나가면 남태평양까지 뻥 뚫린 항로

빈 하늘은 귀를 번쩍 세우고 있다

노송의 바깥은 칼바람이 엮어내는 진혼곡 가락이다

그 선율을 밟고 누군가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나는 미끄러지듯 화폭에 발이 빠진다

 

지상의 한쪽이 슬금슬금 어두워진다

 

울던 새들은 어디로 갔나, 세상을 등진 나무의 슬픈 눈

텅 빈 울림판 위에 언 손가락 하나 얹어놓고

나는 여전히 침묵을 연주하는 중일다

 

저쨍쨍한 겨울 야상곡, 천둥 같은 울림

소리는 연신 소리를 밀어내어 길을 지운다

아무것도 없어 환하게 차오르는 벌판

거기, 내 발자국을 찾지 마라

 

* 이경교 : 1958년 충남 서산 출생, 1989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꽃이 피는 이유>

               등 다수,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  감상

국보 제180호 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그림에 대한 화자의 감상문이다

하얗게 눈덮인 정초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화자의 서정을 가미하여

현장감 있고 음악적 발상으로 묘사해 나가고 있다

낡은 집 한채와 소나무와 전나무가 뻥 뚫린 공간에서 풍기는 휑 한 쓸쓸함은 민족

특유의 정서이다 

새들의 울음을 쟁여놓은 텅 빈 허공은 속 빈 악기이며, 노송의 안쪽은 한 여름 매미

울음 같은 탱탱한 공명통이다

노송의 가지가 칼바람 속에 엮어내는 가락은 진혼곡이며, 쨍쨍한 겨울의 야상곡,

맑고 청순한 그 선율을 밟고 누군가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아득하고 먼 그리움 속에

화자는 미끄러지듯 화폭에 빠져든다

 

- 아무것도 없이 환하게 차오르는 벌판

- 거기, 내 발자국을 찾지 마라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10-26
3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4 0 12-28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0 0 06-25
3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8 0 06-08
3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0 06-17
3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4 0 12-08
3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0 10-05
3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07-24
3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 06-01
3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0 03-16
3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0 09-25
3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 05-03
3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 12-02
3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9 0 01-06
3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6 0 06-18
3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6 0 04-17
3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0 11-08
3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0 05-20
3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03-17
3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05-25
3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12-17
3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8 0 06-04
3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7 0 05-07
3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01-20
3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05-09
3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5 0 05-11
3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4 0 03-28
3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3 0 02-24
3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9 0 10-20
3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7 0 03-01
3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0 05-20
3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2 0 03-08
3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3-21
3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0 03-21
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0 06-20
3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0 04-13
3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 1 02-16
3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07-13
3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05-22
3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9 0 08-05
3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8 0 05-29
3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09-01
3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0 01-14
3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0 04-18
3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0 05-16
3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 05-23
3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0 04-26
3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06-13
3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11-11
2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05-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