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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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5회 작성일 18-06-27 17:48본문
적막 / 나태주
모처럼 눈이 내린 날
그것도 1월 중순
종일
그 흔한 문자메시지 카톡 하나
날아오지 않는다
다만 바가지를 엎은놓은 양
고요하고 고요할 뿐
다들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건지……
이런 날은
지구의 숨소리라도 들릴 듯
지구야, 그대도 너무
힘들어하지 않기를……
<감상 & 생각>
시인의 시편들을 대할 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이성적 추리보다는 그 어떤 직관의 결과라는 점
오늘 소개하는 이 시도 그렇다
요즘의 현학적이고 추리적인 언어를 즐겨 동원하는 시흐름에
비추어보자면, 그의 시편들은 첨단의 시류와 도시(都
어울리지 않는다
- 뭐, 첨단이라고 해서 그 어떤 시적 진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때로 시의 본령(本嶺)에서 오히려 한참 퇴행하는
흐름일 수도 있기에
아무튼, 적막(寂寞)
시인은 시골의 한적한 생활에서 그것을 느꼈는지 모르겠으나
사실, 그 은혜로운 시.공간은 복잡한 도회생활에서도
이따금 감지된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에 휩쓸려가다가도
' 아,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마음 속의 적막을
스스로에게 소환(召喚)해 보기도 하는 것
나 개인적으로는, 시는 모름지기
지친 영혼의 휴식터이자 재충전의 시.공간이어야 한다고 우기지만
즉, 생존에 바쁜 나무 빼곡한 숲 속의 빈 터 같은
그런 시.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시인의 시를 대하니
꼭, 그런 느낌이다
적막이 선물하는, 한 고요한 생각
문득, 소식 없는 사람들의 궁금한 안부와 함께
아귀 같은 인간들 극성에 시달리기만 하는 지구 걱정까지..
물론, 그 가운데 쓸쓸한 시인 자신에 대한
고요한 추스림의 안부도 묻고 있지 않은가
적막 속에 돌아보는 일..
현대를 살아가는 정신없는 삶의 각박한 리듬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 모두에게 모처럼
너른 生의 시야를 터 주는,
고마운 시 한 편이란 생각이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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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시인도 시골 생활을 적막한 모양이다. 나태주 시인도 "시골살이는 참으로 적막하다"고 말했다.
나태주 시인은
"초발심이란 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날마다 순간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부디 일부러라도 마음에 빈자리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나태주 시인은 "시골보다 더 좋은 삶의 터전은 없고,
"우리는 시골살이를 현실적으로 불편하다. 소외되었다. 적막하고 쓸쓸하다 말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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