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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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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싹 / 성영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880회 작성일 15-07-30 11:54

본문

감자 싹 / 성영희

지펠 속 신선 실
덮어 놓은 신문지를 밀고 뾰족
감자 싹이 올라왔다
굵고 싱싱할수록  
단단하고 탐스럽던 감자는 쪼글쪼글
쓴물 단물 다 바치고
녹말가루 묻어 날 듯 부드러워진
팔순 어머니 뱃가죽 같다

저 춥고 어두운 서랍 안에서
어떻게 싹을 틔웠을까

절망이 깊을수록 더욱 간절해
식어가는 심장에 꽃불 켜는가,
제 몸 소진해서라도 다시 살고 싶은 생이
껍질을 뚫고 깨어나
덩굴을 이루듯 어둠을 밀어냈다

도려낸 싹 차마 버릴 수 없어
화분에 옮겨 심고
흙 꾹꾹 다지는데
자신을 바쳐 뽑아 낸 또 다른 생이
불끈, 힘줄처럼 팽팽하다




* 지펠 Zipel : 냉장고 브랜드



                                      
초현(初弦) 성영희

충남 태안 출생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국 수필문학 회원
갯벌문학 회원
좋은문학 詩부문 신인상
서곶예술제 수필부문 장원
시흥문학상 전국 公募에서 시部門 우수상
한국서정문학 작가회의 회원 및 편집간사
詩集 <섬, 생을 물질하다> 2010 서정문학刊
*共著* [우표없는 편지][맨발로 우는 바람] 等



<감상 & 생각>


냉장고 안에서 잊혀진듯 숨어있던,
감자에서 우연히 발견한 새 싹.

이 눈부신 생명의 반짝임은
결국 이 시의 테마 Theme와 관련이 되고,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경외敬畏로움으로
승화昇華되고 있네요.

춥고 어두운 냉장고 서랍 안에서
감자가 품었던 그 깊은 절망,
그 죽음과도 같았던 깜깜한 시간 속에서,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차가운 고독 속에서,
저 홀로 솟아난 새 싹은
죽음에 이르러 生 또는 재생再生으로 다시 일어서는
경이驚異로움, 그 자체일 것입니다.

시들어 죽어가는 자신을 바쳐 뽑아 낸,
또 다른 生.

이는 소멸消滅로부터 비롯되는 소생蘇生의
비범非凡한 방정식方程式(팔순 어머니 뱃가죽)이기도 하며,
생사生死를 관통貫通하는 대목이기도 하며,
생명이 지향指向하는 <영원에의 갈증渴症>이 싹 틔운,
고통 있는 희열喜悅의 절정絶頂이기도 합니다.
(이 시의 핵核이라 할까)

무심히 스쳐 지날 수도 있는,
생활 속의 평범平凡한 사물事物이
시인의 사려思慮 깊은 시선視線에 의해서
비범한 사물로 다시 태어나고 있네요.

청신淸新한 새 생명의 파아란 희열이 되어...


                                                            - 희선,



 

추천1

댓글목록

뒤에서두번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뒤에서두번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생님의 글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그냥 흘러 버리기 쉬운것도 차근차근 설명해주시고
덕분에 작가의 시심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전 시인도 그렇다고 시인 지망생도 아닌 그저 독자지만
시마을 이란곳에서 많은 휠링을 하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글 올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뒤에서 첫번째라 안 하시고,
두번째라고 하심에 선생님의 겸허한 삶의 자세가 읽혀집니다

- 왜?

보는 시각에 따라, 뒤에서 첫번째는 정말 자기가 첫번째란 말을 은근 과시하는 것이므로


늘, 마음에 걸리는 거지만..

좋은 시들을 지 맘대로 감상해서 시에 누累를 끼친단 느낌요

근데, 모.. 글벗인 시인들도 너그런 맘으로 이런 저를 이해해 주시겠지요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심에 먼 곳에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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