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환일식 / 기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환일식 / 기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5회 작성일 18-10-11 03:39

본문

금환일식 / 기혁


너의 고통이 짙어질수록

나는 점점 더 빛난다

별을 보다 눈이 멀어버린 천체 물리학자처럼

타인의 빛을 탕진하며 홀로

남겨진 사랑


수십억 광년의 고독을 견디기 위해

내 어머니의

어머니들에게서 물려 내려 온

저녁의 나이테들이

언젠가 반짝였을 금빛 가장자리를 지우고

한 생의 약지를 향해 간다


우주에서 잃어버린 마음 하나가 입가에 맴돌 때

제아무리 술을 부어도 성배가

되지 못한 입술들은

끝끝내 말이 될 배후를 흘리고 있다


이상하지, 우주에서 발음할 수 있는 건

모두가 익숙한 일들뿐이구나

살색 반지자국으로 남을 지구의 그늘에

누군가의 전생이 태양처럼 떠오르고

그을린 유리조각을 대고서야 보이던 아이들은

강철의 이빨이 돋아난 불개를 닮았다


사소한 역사의 강물 속에서

잉어도 황새도 어쩌지 못한 사연들이 금빛

상처를 남기며 불타오르는 시간

너는 까마득한 공복의 인연을 향해 손을 뻗는다


지상에 없는 장소들로부터 마침내 타인은 타인이 되고 그리하여

미래의 아이들이 파먹고 남은 태초의

마지막 원반을 관통하면서

한날한시 첫꿈의 굵은 마디마디


슬픔이라는 육체의 겹침을 서로를 향해 쌓아 올린다


* 기혁 : 1979년 경남 진주 출생, 2010년 <시인세게> 시 신인상,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기립 박수>


< 감 상 >

달이 해 속으로 포근히 들어앉은 금환일식 광경에서

화자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 속을  생각해 내고  

그런 어머니들이 꼈던 금가락지도 생각해 낸다, 그와 함께

긴 세월 화자의 마음속을 유영하던 우주적 각종 아름답고 고독한

이미지들이 웅숭깊고 모호하게 둥둥 떠다닌다

- 누군가의 전생이 태양처럼 떠오르고

- 그을린 유리조각을 대고서야 보이던 아이들은

- 강철의 이빨이 돋아난 불개를 닮았다

일식광경을 보려고 유리조각을 눈에 대고보던 어린시절이 생각 난다

그 때는 시뻘건 해를 불개가 삼키려다 뜨거워서 도로 뱃었다 했는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5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0 10-19
14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10-18
14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6 0 10-17
14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10-17
14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6 0 10-17
14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0 10-15
1414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5 0 10-15
14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 10-14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10-11
14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5 0 10-10
14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0 10-08
1409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0 0 10-08
14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0 10-08
14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0 10-05
14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8 0 10-03
14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0 10-03
14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9 0 10-02
14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10-02
14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8 0 10-01
1401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0 10-01
14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0 09-30
1399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09-27
13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09-27
13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0 09-26
13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9-25
13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9 0 09-24
13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1 0 09-24
13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4 0 09-22
13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 09-20
13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1 0 09-18
13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09-18
1389
추석/ 유용주 댓글+ 1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09-17
13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1 0 09-17
138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6 0 09-17
138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9-15
13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3 0 09-14
13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0 0 09-13
13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 09-13
13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 09-12
13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0 09-11
13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1 0 09-11
13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09-10
1378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09-10
137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8 0 09-10
13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9 0 09-09
13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1 0 09-09
13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0 09-08
13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0 09-07
13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0 09-06
13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