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말 / 정수경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붉은 꽃말 / 정수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9회 작성일 18-10-23 03:05

본문

붉은 꽃말 / 정수경

​유월에 당신은

붉은 장미를 가장한 말의 이면에 대해 연연해서는 안 된다

잘 맞은 옷을 입은 말은

어이없이 저쪽 담장에서 되돌아오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발설되지 못하고 입술에 선명하게 남은

꽃말의 보송한 날개에도 때로는 가시가 돋는다

그러나 말의 상처를 건드리는 일은 용납되지 않으므로

물 위에서 지워진 새의 발자국처럼 가시는 부드러워야 한다

뿌리 없이 무성한 말은

투명한 물방울무늬 속으로 들어가는 저녁 무렵을 떠올리고

말의 잔치는 향기로운 나날

검은 해가 꽃 피는 시절의 향기를 거두어 쓸쓸히 서쪽으로 쓸어간다​

입술을 기억하는 핏빛 말들이여, 허공을 떠돌다 떠돌다

적당히 무른 곳을 찾아 밑줄 아래 그만 앉아라

바람이 수시로 말의 그늘을 흔들고

구름은 발효된 침묵을 비를 뿌리며 지나가느니

시침과 분침이 유행처럼 지나가는 길목

어느 심장을 지나온 꽃말이 장미의 種을 흉내내고 있다

* 정수경 : ​1960년 경북 문경 출생, 2008년 <시로 는 세상>으로 등단

                시집 <시클라멘 시클라멘> 등

< 감 상 >

유월의 붉은 장미 담장 넘어가듯 당신의 붉은 혀는 누구 가슴에 닿고

싶어 그렇게 달싹이며 사랑을 고백 하나?

붉은 장미와 붉은 입술이 풍기는 애로티즘적 서정은 독자의 가슴을

스쳐가고 있다

사랑의 고백은 담장을 넘어가려 하지만, 끝내 넘지 못하고 시들어간다 

-입술을 기억하는 핏빛 말들이여, 허공을 떠돌다 떠돌다

-적당히 무른 곳을 찾아 밑줄 아래 그만 앉아라 

화자는 붉은 장미와 붉은 입술의 이미지에서 애뜻함과 발랄함을 말하고

싶은듯 하나, 실상은 사랑의 허무를 말하고 있는듯 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2 0 03-07
5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6 0 03-04
5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3-01
5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02-26
5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9 0 02-23
5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0 02-20
5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02-17
5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 0 02-14
5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02-11
5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02-08
5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9 0 02-04
5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8 0 02-01
5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0 01-29
5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9 0 01-26
5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0 01-23
5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3 0 01-20
5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0 01-17
5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01-14
5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0 0 01-11
5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0 01-06
5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01-03
5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 12-30
5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3 0 12-28
5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0 12-25
5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 12-22
5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12-19
5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4 0 12-17
5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0 12-14
5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0 12-11
5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12-08
5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0 12-05
5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12-02
5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3 0 11-29
5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1 0 11-26
5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11-23
5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11-20
5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 11-17
5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3 0 11-14
5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11-11
5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 11-08
5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0 11-05
5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1 0 11-01
5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 10-29
5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5 0 10-26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0 0 10-23
5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9 0 10-20
5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10-17
5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10-14
5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2 0 10-11
5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 10-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