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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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蛩공 / 李中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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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9회 작성일 18-10-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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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中이중

 

 

 

 

     月冷莎庭夜已深 白蟲聲外有淸音

     詩情正苦無眠處 愧爾階前相伴吟

     월랭사정야이심 백충성외유청음

     시정정고무면처 괴이계전상반음

 

 

     달빛이 차고 뜰아래 밤은 이미 깊은데

     여러 벌레 소리 그 밖의 맑음 소리까지

     시상을 다지느라 잠 못 드니

     섬돌 앞에 앉아 너를 보기가 부끄럽다만 이리 반겨주어 읊고 있구나

 

 

     사정莎庭은 모래가 곱게 깔린 마당이다. 솔직히 사정이라고 쓰면 사정沙庭이라 써야 맞을 것 같지만 사정莎庭으로 썼다. 는 비비다는 뜻인데 뒤 가 정원이니 풀도 있고 모래까지 깔린 마당이겠다. 요즘은 이러한 마당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촌이나 전원주택지도 시멘트 바닥이거나 잔디를 깔아놓으니까 말이다. 아주 오래된 절간에 가면 이러한 마당을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한날 경산 은혜사라고 있는데 굵은 모래가 곱게 깔린 사정이었다. 절간 섬돌도 흙으로 다진 것이어서 빗물에 깎긴 세월의 흔적도 볼 수 있었다.

     백충白蟲은 백가지 벌레다. 여러 종류의 갖가지 벌레로 보면 좋겠다. 그 벌레도 이 가을에 맑고 깨끗한 음으로 삶을 노래한다. 그러니 시인도 잠 못 드는 밤, 시를 다지는 마음을 애써 표현했다.

     괴이愧爾는 너 보기가 부끄럽다는 말이다. 는 이인칭 대명사다. 여기서는 백충白蟲중에서도 귀뚜라미를 가리킨다. 시제가 공이다.

     이렇게 자연을 벗 삼아 한낱 벌레에 불과한 귀뚜라미도 저렇게 곡조를 읊는데 하물며 인간으로서 그와 짝하며 시를 짓는 마음은 있어야겠다. 가을이 무척 짧다. 미물도 무심하게 보내지 않는 이 가을이다. 마음 씀씀이가 있어야겠다.

 

 

     여름 땡볕 맹렬하던 노래

     늦은 홍수지고

     노랗게 야윈 상수리 잎 사이

     맴맴맴맴맘맘맘밈밈몸믐-

     사그라든다

     땅속 십 년을 견디고

     딱 보름쯤 암컷을 부르다가

     아무 화답이 없자

     아무 미련이 없자

     툭 몸을 떨구는 수매미 한 마리

 

     새야 사람아 찬 냇물아

     지지솔솔

     씽씽짹짹

     이제 너희가 지저귈 차례다.

 

                                                                              -최영철 매미全文-

 

 

     시는 풍경처럼 존재한다. 의미를 집약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물의 정황을 보면서 혹은 그 사물에 마음을 얹는 것이어야 한다.

     이중의 공에서 찬 달빛과 뜰과 섬돌 여러 벌레와 그 울음소리는 풍경처럼 존재하지만 작가의 마음을 그냥 없인 여길 수는 없는 일이다. 사물 하나하나가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

     시인 최영철의 매미를 보아도 그렇다. 한낱 미물인 매미도 땅속 십 년을 보내고 딱 보름쯤 암컷을 부르는 소리, 생명의 몸짓이다. 삶을 향한 노력과 충실이다. 그 결과가 어떠하든 본연의 의무는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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