禾熟화숙 / 孔平仲공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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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2회 작성일 18-10-30 23:21본문
禾熟화숙 / 孔平仲공평중
百里西風禾黍香 鳴泉落竇穀登場
老牛粗了耕耘債 囓草坡頭臥夕陽
백리서풍화서향 명천낙두곡등장
노우조료경운채 설초파두와석양
백리서풍에 벼와 기장이 익는 향이 밀려오고
샘솟는 소리와 떨어지는 물소리에 곡식 오르며
늙은 소 밭 갈고 김매는 빚을 그나마 좀 마치고
해가 질 무렵 둔덕에 누워 풀 씹고 있네
시제 禾熟화숙은 곡식이 익는 것을 말한다. 곡식 익는 무렵이다. 禾黍화서는 벼와 기장이다. 그 향이 백리서풍에 불어온다. 정답고 목가적인 농촌 풍경이다.
한자 熟과 熱이 꽤 헷갈린다. 잘못 보면 열로 읽을 수 있겠다.
명천낙두鳴泉落竇는 가을이 되면 계곡의 물도 수위가 줄어 소살거리며 흐르다가 낮은 곳 찾아 움푹 파인 곳에 떨어지는 소리다. 두竇는 구멍을 뜻한다. 조료粗了는 대충 끝내다. 거칠 조와 마칠 료다.
경운채耕耘債 논밭을 갈아주기로 한 약속이다. 소가 자기를 먹여준 주인에게 진 빚이다. 설초囓草는 꼴을 씹는 것을 말한다. 물다, 깨물다, 씹다 설 파두坡頭는 언덕이나 둔덕을 말한다.
詩人 공평중(孔平仲)은 북송 때의 관료로, 형 공문중(孔文仲), 공무중과 함께 강서(江西)에서 문명을 떨쳐 ‘삼공(三孔)’으로 불렸다. 대표 저서로는 『공씨담원(孔氏談苑)』과 『속세설(續世說)』, 『양세사증(良世事證)』 등이 있다.
타래 풀린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
메타세쿼이아 청년들과
싱그러운 길을 달린다
은륜에
솔바람 감긴다
진초록이 감겨온다
-박성애 ‘아침자전거’ 全文-
詩가 짧아도 상황 묘사가 잘 더러나 있다. 타래 풀린 햇살을 한자로 바꾼다면 光輪이겠다. 자전거 바큇살처럼 퍼진 햇살 아래 키 큰 청년들과 자전거를 탄다. 은륜은 자전거 바큇살을 얘기하지만, 마치 연륜을 소리 은유로 숨겨놓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은륜에 솔바람은 감기고 진초록이 감기듯이 온몸을 감싸고돈다. 젊음을 되찾는 듯 상쾌한 운동이겠다.
공평중의 詩 화숙禾熟을 보면 시인의 연륜을 느낄 수 있다. 백리서풍百里西風과 노우老牛, 파두坡頭 같은 시어는 그냥 보이지 않는다. 시조 박성애의 아침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상황을 적절히 줄였지만 장면이 훤히 보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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