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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物유물 / 徐敬德서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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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8회 작성일 18-11-17 11:51

본문

有物유물 / 徐敬德서경덕

 

 

 

 

     有物來來不盡來 來纔盡處又從來

     來來本自來無始 爲問君初何所來

     유물래래불진래 래재진처우종래

     래래본자래무시 위문군초하소래

 

 

     이 세상 모든 물건은 생겨 생겨나 다함이 없이 생겨나는데

     재주가 다되었다 싶으면 또 뒤따라 생겨난다.

     생겨 생겨나고 본시 스스로 시작도 없이 생겨나

     물어나 보자 군은 처음 어찌 오게 되었던가?

 

 

     서경덕은 1489년 조선 성종 20년에 하여 1546년 명종 1년에 한 조선 중기의 학자다. ()보다 기()를 중시하는 독자적인 기일원론(氣一元論)을 완성하여 주기론(主氣論)의 선구자가 되었다. 황진이(黃眞伊)의 유혹을 물리친 일화가 전해지며, 박연폭포(朴淵瀑布황진이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린다.

     有物유물은 세상 만물을 일컫는다. 재는 어려운 . 부수가 실 사다. 그 옆은 약은 토끼 참이라는 글자인데 토끼 하나가 다른 토기 하나를 앞질러 가는 형국이다. 는 부수가 견줄 비다.

     참를 몇 가만히 보면, 참은 참소하다. 참은 어긋나다. 참은 새기다. 참은 부리. 참은 가파르다. 참은 찌르다. 참은 물소리, 참은 큰 배. 참은 땅이름. 참은 보습, 돌침. 참은 탐하다로 파생된 가 여러 가 있다.

     詩를 생각하면 근본을 따지게 된다. 우리의 뿌리는 어디인가? 우주를 생각하면 아득하고 생명의 기원은 참 신가할 따름이다. 어찌 보면 운이다. 수많은 별들 중에 지구라는 특수조건을 갖춘 것과 생명의 태동은 운이었다. 조물주가 만들었던 그렇지 않든 간에 아득한 의 세계를 논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니까 운이자 운이겠다는 말이다. 서경덕은 다스림의 세계 리보다 기의 세계를 우선했다는 것도 알아두자.

 

 

     벽에 뚫린 환기구를 통과하려면

     숲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어야 한다

     환기구에 걸린 채 죽은 바람의 시체는

     방 안에 흩어져 있던 몸뚱이를 추슬러 솟구치는 순간

     숲에서의 희미한 유년에 온 생을 걸어버린 것이다

     애초부터 푸른 플라스틱 프로펠러는 돌고 있었다

     느리게 혹은 빠르게 붙박인 날개를 파닥이며 썩은 숨을 내뱉는다

     밖에서는 벌써 낙엽이 지고 일 세기 만에 회귀하는

     혜성이 나타날 때다

     한때 방생이라고 여겼다

     환기구는 일그러진 입을 열고 방을 빤다

     네 개의 날개 뒤로 후광처럼 번득이는 풍경은 너무 오랫동안 고해 성사 중이다

     어느 날은 느린 날개 사이로 술렁이는 숲이 보였다

     분명 부연 달이 떠올라 있었다

     환기구는 저들의 뿌리다

     또 한 가닥의 바람이 홀연히 일어나 머리를 디민다

 

 

                                                                      -환기구, 윤의섭 詩 全文-

 

 

     換氣口환기구는 탁한 공기를 안에서 밖으로 빼내는 구멍이다. 무엇을 빼내느냐는 것이다. 숲에 대한 기억과 희미한 유년의 생을 걸어보고 그러는 와중에서도 프로펠러는 계속 돌고 있다. 이 날개는 네 개다. 사의 관점론이다. (, )는 네 각의 반듯한 형체일 수도 있으며 죽음을 의미한다. 더나가 사(, , )는 시인의 일이며 관계며 사고다. 이러한 사()의 집결과 온당한 집 짓기는 시인의 의무. 밖은 이미 낙엽이 지고 일 세기 만에 회귀하는 혜성이 나타났다. 그것만큼 사정(事情)은 드물고 힘이 든다. 무엇이? 의 세계 말이다. 이것은 방생이며 후광처럼 번득이는 풍경으로 고해성사와도 같다. 분명 달이 있었고 詩人은 모두 달만큼 긴 총구를 향해 저 우주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욕구를 그렸다. 한 가닥의 바람이 분다. 홀연히 머리만 자꾸 디밀어 본다.

     詩가 벌떡 일어서서 저 홀로 갈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完成이겠다. 그러면 이것은 만인의 표상이며 사의 경지라 할 수 있겠다.

     공식적으로 사정한 시인의 마음은 어떨까? 나는 정말이지 자위만 했다. 아주 멋지면서도 정갈하며 아주 길게 맛나게 강하게 디밀어 보는 시를 쓰고 싶다. 딱 한 편이라도 좋다. 언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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