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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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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미확인 물체 / 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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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7회 작성일 18-11-24 15:53

본문

.

     비가 왔다. 확인되지 않은 미아삼거리에서 칼국수를 먹었다. 어제는 확인되지 않은 중국 요리를 먹었다. 확인되지 않은 중국집 이름은 진짜루. 확인되지 않은 단무지와 양파와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를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확인되지 않은 누군가와 확인되지 않은 수표를 내고 나왔다. 확인되지 않은 경품이 걸린 쿠폰을 받고 버렸다. 부산에 사는 내가 언제 다시 오겠냐. 확인되지 않은 정류소 쓰레기통 앞에서 확인되지 않은 택시를 타고 그는 갔다. 확인되지 않은 길을 걷다가 확인되지 않은 동네 이름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확인되지 않은 버스 안에서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타고 가는 그를 상상했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곳을 지나고 있다. 천안 아니면 대전쯤? 진짜로 그가 하고 싶은 말은 헤어질 때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어제도 그제도 나는 확인되지 않은 논문을 읽고 확인되지 않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확인되지 않은 일기 예보를 믿고 나왔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비가 그친 것 같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와 나는 친구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진에도 찍혀 있다. 그 빗방울이.

 

                                                                                                          -미확인 물체, 김 언 詩 全文-

 

     이 要旨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글을 처음 배울 때 선생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순간 생각이 난다. 鵲巢야 단문으로 쓰라! 내가 뭔 말인지 알 수 없구나. 사실 단문으로 쓰면 읽는 사람에게 약간은 유머틱하고 익살스럽다. 독자에게 이미지가 선명하게 전달되니까 읽는 맛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글에 대한 매료와 충동을 가져다주기까지 한다.

     우리는 이 사회에 살면서 얼마만큼 확인하며 사는 것인가? 특히 가족과 가족을 떠나 조그마한 공동체에서 더나가 큰 사회를 이루며 사는 우리는 내부에 일어나는 일을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다. 대부분의 사람은 無關心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어떻게 잡아나가는지 與野 예산안 심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더욱 알 수 없다. 아니 알려고 생각지도 않는다. 심지어 내가 먹는 짜장면까지 새카맣게 나와 있으니까 짜장면이지 그게 새카맣지가 않으면 좀 이상이 있을까 하며 생각은 하여도 그냥 먹는 수밖에 없다. 물론 왜 새카맣지가 않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 보도된 세간의 화제였던 뉴스였다. 집안 며느리가 보험금 타기 위해 가족이 먹는 식단에다가 농약을 태웠는데 그것도 아주 미세한 양만큼 조절하며 꾸준히 했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있었다. 가족보다 돈이 우선이었다. 삶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다.

     이 를 보면 첫 문장이 비가 왔다로 시작한다. 마지막 문구가 그 빗방울이. 그 사이 시적 묘사는 모두 비처럼 지나간 일들이다. 그 하나하나가 확인되지 않은 일이었고 비처럼 지나갔지만, 이러한 기록의 메시지는 마지막 빗방울 하나를 보듯 선명하게 남은 셈이다. 계획된 일이었거나 특정 메시지를 던지려고 쓴 것은 아니었다. 빗방울 하나가 있기까지 그 순차적인 일의 진행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를 부각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그 빗방울이다. 지시대명사는 특정인을 가리는 키는 것이므로 시인께는 특정 그 무엇이 된 셈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확인되지 않은 일,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한 우리는 사실 무방비다. 확인과 더불어 우리의 관계는 조금 더 관심 어린 배려와 소통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시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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