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집 / 김행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존재의 집 / 김행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8회 작성일 18-11-26 13:27

본문

.

     그런 입 모양은 아직은 침묵하지 않은 침묵을

     침묵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입구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기다리고, 끊어질 것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을 뜻한다

     그 사람이 얼음의 집에 들어와서 바닥을 쓸면 빗자루에 묻는 물기 같고

     원래 그것은 물의 집이었으나 살얼음이 이끼처럼 끼기 시작하고

     물결이 사라지듯이 말수가 줄어든 사람이

     아직은 침묵하지 않은 침묵을

     침묵으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를

     그런 입 모양은

     표시했다

     식사 시간에 그런 입 모양이 나타났을 때 숟가락을 떨어뜨렸고, 그 사람은 숟가락을 떨어뜨린 줄도 몰랐는데

     그 숟가락은 무엇이든 조금씩 조금씩 덜어내기에 좋은 모양으로 패어 있고

     구부러져 있다

     숟가락의 크기를 키우면 삽이 되고 삽은 흙을 파기에 좋다

     물, , 공기, 흙 중에서 흙에 가까워지는 시간에

     이를테면 가을이 흙빛이고 노을이 흙빛이고 얼굴이 흙빛일 때

     그런 입 모양은 아직은 입을 떠나지 않은 입을

     아직은 입으로 말하지 않은 말을

     침묵의 귀퉁이를

     아직까지도 울지 않은 어느 집 아기의 울음을


                                                                                                         -존재의 집, 김행숙 詩 全文-

 

     鵲巢感想文

     백 년이 짧고 하루가 긴 것인가, 아니면 하루가 짧고 백 년이 긴 것인가? 순간 이러한 문구가 지나간다. 존재存在의 확인確認은 어디까지 이루고 살며 또 어떻게 표현하는가? 그 존재에 대해 나는 또 얼마만큼 사랑을 부여했던가?

     위 에서 사용한 시구 중 가장 中心입 모양이다. 여기서 입 모양은 사실 입의 모양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입의 기능과 속성 및 전달까지 내포한다.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제유한다.

     詩는 크게 두 개의 단락으로 구분해서 읽을 수 있다. 1행의 그런 입 모양은 아직은 침묵하지 않은 침묵을에서 11표시했다까지가 한 단락이며 12식사 시간에 그런 입 모양이 나타났을 때~에서 마지막 행 아직까지도 울지 않은 어느 집 아기의 울음을까지로 나눠 볼 수 있겠다. 굳이 텍스트의 성질을 구분하자면 前者存在確認이며 後者存在認識이다.

     존재의 확인은 남과 더불어 있을 때 가능하며 자아를 인식할 수 있다. 마치 얼음의 집처럼 굳은 세계를 우리는 대하는 것 같아도 바닥을 쓸고 빗자루에 묻는 물기처럼 그 세계에서 반향 된 느낌은 얼룩처럼 남겨지니까? 그 얼룩은 얼룩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입 모양 즉 마음의 존재를 부각하는 쪽으로 詩人은 강조한다.

     어쩌면 침묵沈黙은 마음의 병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시간에 그런 입 모양이 나타났을 때 숟가락을 떨어뜨렸고, 그 사람은 숟가락을 떨어뜨린 줄도 몰랐는데, 여기서 잠깐, 우리의 마음도 식사를 한다. 참 안타까운 것은 스마트 폰의 보급과 더불어 책을 사다보는 사람이 확연이 줄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휴대전화기로 보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는 이유도 되겠다. 그러나 더러 나지 않은 형체와 드러내 놓은 형체는 그 느낌이 다르다. 마음을 만질 수는 없지만, 어떤 형체를 만지면서 교감하는 것은 내 마음에 더 풍족한 삶의 여유를 제공한다. 그러한 것을 입 모양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것을 굳은 세계에 이향은 숟가락으로 표현하면 또 어떨까? 숟가락을 떨어뜨리는 것과 숟가락으로 내 마음의 뿌리를 보조하며 돋우고 더 굳건히 한다면 침묵은 침묵만이 아니라 태양을 바라고 선 나무의 잎처럼 울지 않은 것 같아도 생명을 다하며 울고 있거나 물, , 공기, 흙과의 교감交感은 만끽滿喫하게 된다.

     아! 오늘도 태양은 바르고 미세먼지는 없다. 아침까지만 해도 안개 자욱했다. 입 모양은 침묵하지 않은 침묵을 침묵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살얼음이 이끼처럼 끼다가 살짝 표시했다. 이것은 침묵의 귀퉁이를 돌아 울지 않은 어느 집 아기의 울음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오늘은 정말 아름다웠다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2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 04-21
296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 0 12-19
296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9 0 03-21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9 0 11-26
29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8 0 11-29
29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7 0 09-13
296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4 0 03-04
29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0 0 01-04
29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9 0 04-04
29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7 0 11-25
29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6 0 12-17
29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0 09-09
29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01-09
295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03-06
295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0 12-11
295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7 0 11-27
295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5 0 02-25
29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0 12-29
2952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0 08-27
29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 0 01-14
2950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 0 02-09
294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 0 08-12
294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0 10-01
294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5 0 04-08
2946
팽이 댓글+ 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0 11-25
29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0 01-20
2944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0 10-08
2943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4 0 12-31
29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4 0 07-08
29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0 01-09
29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4 0 12-24
293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0 06-27
29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0 04-24
29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0 01-18
293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2 0 01-11
2935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2 0 06-24
29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0 12-30
29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0 04-06
29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0 12-07
29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8 0 01-08
29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7 0 03-24
29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7 0 09-07
29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6 0 01-18
292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6 0 01-29
29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0 12-11
292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4 0 02-22
29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4 0 12-01
292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3 0 02-04
292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0 11-29
292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0 03-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