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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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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눈 / 이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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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3회 작성일 18-11-29 11:59

본문

.

     눈이 날린다. 잎 진 은행나무에 직박구리 두 마리가 날아가 앉았다. 직박구리 두 마리가 앉은 잎 진 은행나무에 까치가 날아가 앉았다. 직박구리 하나가 잎 진 은행나무를 떠났다. 잎 진 은행나무 가지가 흔들렸다. 직박구리 둘이 잎 진 은행나무 가지를 떠났다. 잎 진 은행나무 가지가 흔들렸다. 잎 진 은행나무 가지에 까치가 홀로 앉았다. 잎 진 은행나무 가지의 까치는 잎 진 단풍나무 가지로 날아가 앉았다. 잎 진 단풍나무 가지가 흔들렸다. 눈이 날린다.

 

                                                                                                         -, 이준규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 문장이 참 간결하고 참하다. 뭐 어찌 설명할 겨를이 없다. 전형적인 우리나라 고유의 풍경이자 겨울철 그 어느 곳 상황을 묘사한다. 이것만큼 겨울 한 때를 잘 설명한 것도 없지 싶다.

     눈이 날리고 잎 다 떨어진 은행나무가 있고 직박구리 두 마리가 있다. 거기다가 까치도 한 마리 있다. 그러나 이 새들은 우선 직박구리 한 마리가 먼저 잎 다 떨어진 은행나무 어느 가지에서 떠나고 나머지 동종의 새 직박구리도 떠난다. 나중은 까치도 떠난다. 그러나 직박구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이 시에서 나오지 않는다. 다만 까치는 잎 다 떨어진 단풍나무 가지로 옮겼다. 단풍나무 가지가 이때 휘청 흔들렸다. 눈은 계속 날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새들도 있었지만,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도 있다는 것과 눈은 계속 날린다는 사실이다. 물론 눈은 동음이의어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눈이나 이 눈이나 발음은 매 한 가지일지는 모르나 의미는 다를 수 있다는 눈을 가져야겠다. 그리고 속성이 같은 나무가 두 그루가 있다. 이들은 한 국가의 기업과 같은 어떤 의미로 나는 자꾸 읽힌다. 물론 필자는 조그마한 사업체 하나를 운영하다 보니까 이러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러한 나무가 새들에게 어떤 먹이를 제공했거나 그런 것도 없다. 다만, 앉아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적 의미는 부여한 것 같다. 가지가 흔들렸다는 말은 무언가 큰 요동이었다. 그것은 가만히 있으면 있지 않은 요동이었다. 새 하나가 떠나자 가지가 흔들렸고 나머지 하나까지 떠나자 또 흔들렸으니 그 뒤 나무의 정황은 없다. 까치가 다른 나무로 옮겼다는 얘기만 직설해 두었다. 그러니까 경제적 관계로 이 가 쓰였다고 보기에도 어렵게 됐다. 그러면 우리나라 겨울의 어떤 풍경을 묘사한 것에 불과한가! 겨울의 어떤 풍경을 읽는다 해도 이 시는 그렇게 따분한 시는 아니다. 어릴 적 늘 보던 어떤 추억 같은 것도 일기도 하며 산수화 한 폭을 들여다보듯 시원한 느낌은 최소한 받았으니까! 때는 겨울이었고 나무는 모두 잎 다 떨어뜨렸다. 눈은 계속 날리고 새는 앉았다가 갔다.

     그래도 의문이 생긴다. 직박구리는 까치보다는 작은 새다. 덩치가 까치가 훨씬 크다. 여기서 까치가 직박구리를 쪼거나 후치거나 덮쳤다는 얘기는 없으니 두 종류의 새는 일단 천적관계나 종속관계는 아닌 것이다. 겨울의 풍경이라 해두자. 그러니,

     상황묘사만 잘 해두어도 좋은 시가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예술은 말이야! 보이지 않는 것을 남들에게 보게 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길을 볼 수 있게끔 또 그 보이지 않는 길을 걸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예술이라 생각한다. 예술은 더나가 누가 내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마치 집 안에 큰 어른이 있는 듯, 내가 힘들 때 꼭 무언가 지켜 줄 것 같은 말씀으로 나를 지탱하게끔 한다.

     한불방과閒不放過라는 말이 있다. 한가할 때 허투루 지나치지 말라는 뜻이다. 옛 선인의 말씀이다. 경기가 매우 좋지가 않다. 이럴수록 좀 더 공부하는 자세를 갖춰야 하고 그 공부를 통해서 심중에 암석 같은 마음을 부지런히 닦아 놓으면 분명 그 쓰임이 있을 것이다.

     詩는 마음을 닦는데 좋은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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