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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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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계절 /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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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9회 작성일 18-12-07 00:02

본문

.

     눈보라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다

     죽은 개를 묻으러 무지개 너머로 갔다

 

     어젯밤 내 얼굴을 핥던 개

     잠 속에서도 내 얼굴을 핥았다

 

     깊은 밤

     내 혀는 한없이 길어져

     낯선 얼굴을 핥았다

     침이 흥건했다

 

     죽은 개를 묻으러 무지개 너머로 갔다

     돌아오지 않았다

 

                                                                                                         -아름다운 계절, 강성은 詩 全文-

 

     鵲巢感想文

     여기서 눈보라는 다양한 색깔을 무지개는 이상향 개는 이상적 모델을 의미한다. 는 윤회의 성격도 영 없지는 않아 보인다. 우리는 이상향을 그리며 결국, 그 이상향이 되었다가 누군가는 또 이것을 역할 모델로 삼으며 지나가는 것을 사실 우리는 보고 있다. 글의 구성과 묘사가 참 재밌다.

     그러고 보니, 詩人를 읽고 있으면 내가 마치 개가 된 듯하다. 그러나 내 혀는 아직 길지가 않다. 몇 분 걸리지 않으니 솔직히 말하지만, 누가 내 것을 좀 길게 핥아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치자 꽃은 그만 보았으면 싶고 허공의 고래도 그만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건 시도 때도 없이 듣는 허밍에 몸이 축날 지경이다.

     나도 언젠가 죽은 개 모조리 끌고 무지개 너머로 갈 일은 있어야겠다.

     그리고,

     그리고,

     영영 돌아오지 말아야지

     다시는 뒤돌아보지 말자고, 이 얼굴 같은 를 그만 또 핥고 말았다.

 

 

     鵲巢

     동굴은 마구 혼잡한 모양이었다 갈대를 지나 너른 나뭇잎 헤치며 그 굴에 들어갔다 뿔을 쥔 자가 묻었던 빗살무늬 토기 언제부터 있었을까! 깨지지도 않는 이 토기 하나가, 동굴 밖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그때 독수리 깃을 단 혈족이 아버지처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뿔을 쥔 자가 어제 피웠던 숯으로 얼굴을 그었다 몸이 가벼웠다 코끼리의 무덤을 생각하다가 뿔을 쥔 자의 창살이 갑자기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독수리 깃을 단 혈족이 남겨놓은 발자국 뒤에서 내려다본 후였다 성성한 백발과 골 깊은 주름, 얼굴을 붉히며 새겼던 뼛조각을 등 뒤로 감추었다 이제 산 토끼는 그만 잡어, 꽃사슴을 잡아 뿔을 쥔 자가 빗살무늬 토기를 꾹 잡고서 눈알 부라리고 있었다 갈대는 흔들렸고 너른 나뭇잎이 나뒹굴었다 정자나무 울창한 숲을 지나 빈루한 작은 마을로 향했다 배꽃 냄새가 아슴하게 핀 저녁노을이 산마루에 자욱하게 퍼지고 있었다 풀밭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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