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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초록 / 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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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0회 작성일 18-12-21 01:24

본문

.

     소녀들이 불을 피해서 물속으로 들어갔다.

     미끌미끌한 물풀이 발에 감길 거야. 물풀은 숭숭 뽑히고 물풀은 아무 데나 움켜쥔다. 기억하렴.

     너희가 물풀이 되면, 몇몇은 표면에 조개껍질을 달고. 몇몇은 테두리에 가시를 만들겠지. 발목에 집착할거야.

     너희는 하천 모래 바닥에 누워 있다. 서로를 문질러 주렴. 이젠 안심이니까.

     천천히 수면 위로 상단(上端)을 내밀고. 억새들이 스르르 녹는 것을 지켜보았어. 우리가 지른 불이야. 한 소녀가 말했다. , 반성하려고 물풀이 된 건 아니잖아. 불은 둑을 따라 달려 나가네. 모레는 한강을 다 태우고 수요일에는 퐁네프까지 잿더미로 만들 거야.

     소녀들이 서로의 귀에 불어를 속삭였다. 근사해, 근사하구나, 하지만 너흰 물풀이잖아. 물풀이 숭, , 뽑히고 있어. 아무 데나 움켜쥐는 물풀의 가시는 날카롭지.

     물에서 나는 탄내는 무서운 것이었다. 냄새가 몸에 밸까 봐.

 

                                                                                                         -초록, 김승일 詩 全文-

 

     鵲巢感想文

     사실 우리는 왜 를 쓰는가? 인간의 오만상 가진 그 감정을 표출하는 장, 킬링타임, 정말 수작에 가까운 역작을 일구겠다는 어떤 예술적 가치, 뭐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 어떤 글쓰기도 인간의 마음이 들어간다.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고 그 속에는 분명한 의미를 내포한다. 그러면 그 의도와 의미를 표출하는 텍스트의 소재는 무엇이고 그 소재는 어떤 성질과 특성을 가지며 그 문장에서 우러나는 형질은 어떤 감으로 닿는가!

     詩의 소재素材는 제한이 없다. 돌멩이에서부터 하루살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무기물에서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인류가 태동하고 도구를 사용한 이후부터 예술적 행위는 늘 있었다. 바위에다가 어제 잡은 물고기 개수를 그려놓기도 했으며 천장에다가 우람한 덩어리인 들소 한 마리 그려놓기도 했다. 이것은 하나의 희망적 메시지며 또 기억을 위한 인간적 행위였다. 그렇다고 현대인은 구석기시대처럼 글을 쓸 수 없는 일이다. 좀 더 고차원적이며 생각의 뉘앙스를 띄울 수 있는 어떤 글쓰기는 최소한 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위 에서 詩人이 쓴 詩語를 보면 소녀, , , 미끌미끌, 물풀, 조개껍질, 테두리, 발목, 모래 바닥, 문질러주고, 안심, 상단, 억새, 번성, , 한강, 퐁네프, 잿더미, 불어, 탄내, 냄새를 들였다. 시어만 보아도 대충 어떤 시감인지 느낌이 닿는다.

     여기서 그나마 한 문장을 선택하라면 모레는 한강을 다 태우고 수요일에는 퐁네프까지 잿더미로 만들 거야. 그러나 여기서도 어폐가 있다. 한강은 무엇을 태울 수 있는 소재가 아니다. 물론 태우고의 동사 기본형은 타다, 몇 가지 뜻을 지녔다만, 여기서는 아무래도 물에 커피를 태우다라는 문장처럼 어떤 희석稀釋의 개념槪念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피력披瀝해 본다. 그 외, 것은 사실 의미를 찾기에 어려웠다.

     뒤에 퐁네프라는 시어가 나오는데 간략히 설명하자면, 프랑스 센강에 있는 흰색의 다리로 그 역사가 매우 깊다. 앙리 4세 때인 1607년 완공되었으며 개보수를 거쳐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다리의 중앙에는 말을 타고 있는 앙리 4세의 동상이 있다. 그러니까 흰색 다리에서 오는 시적詩的 소재素材로 쓴 것이라면 뒤에 잿더미는 글을 제유한 것이다.

     詩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의미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이것은 아낙我樂에 미치지 못한 한계에서 오는 돌대가리의 물풀로 조개의 흡착력마저 크게 떨어진 아였다.

 

 

     鵲巢

     토스트 한입 물고 토드를 본다 토드는 우주 한복판에 있다 둥둥 떠 있다 여기는 항상 밤 오로지 수천수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지구만 본다 우주의 구름만 뒤덮인 이곳 저 푸른 별 하나가 안 열리는 문을 열려고 사색의 에펠탑을 뽑아서 깃대로 흔들고 있다 문어발로 유영하는 공원을 봐라 폐쇄 공포증에 고소 공포증까지 닫아건 이 좁고 높은 공간에서 밤새 구름을 헤치고 첨탑의 눈빛만 바라보고 간다 오로지 바늘처럼 수직 하강하는 토드, 폐기된 연소는 폐기된 연소로 덮고 오직 불 뿜는 엔진에서 물거품으로 녹는 토드, 항속을 잊은 검은 피의 항로에서 낙법도 모르는 이 저능아를 끝끝내 유폐한 저 철 덩어리 안에서 안 열리는 문을 열려고 헬멧도 지우지 않고 머리통 채 뽑고 있다 혜성처럼 코피를 쏟고 급격히 하강하는 토드 땅 밑의 창공을 그리며 등뼈를 곧추 세워서 뇌리 깐 문을 열려고 안 열리는 문을 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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