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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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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0회 작성일 18-12-23 14:46

본문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은
스스로 소리를 듣고자 귀를 만들지 않는다

평생 나무와 함께 살아온 목수는
자기가 살기 위해 집을 짓지 않는다

잠든 아이의 머리 맡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

우리들, 한번은 다 바치고 돌아와
새근새근 숨쉬는 상처를 품고
지금 시린 눈빛으로 말없이 앞을 뚫어 보지만
우리는 과거를 내세워 오늘을 살지 않는다

우리는 긴 호흡으로 흙과 뿌리를 보살피지만
스스로 꽃이 되고 과실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내일이면 모두가 웃으며 오실 길을
지금 우리 젖은 얼굴로 걸어갈 뿐이다

오늘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참 좋은 날이다





                                                        - 박노해 



20101022115927955.jpeg

57년 전남 함평 출생
본명은 박기평, 선린상고(야간부)를 졸업한 후 노동자로 일함
〈시와 경제2〉에 시 "시다의 꿈" 발표·문단데뷔(1983)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펴내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리면서
80년대를 관통하는 뜨거운 상징과 실천 노동자의 전범典範으로 떠오름
1985년 결성된 서울노동운동연합(약칭 "서노련") 중앙위원으로 활동하고,
1989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약칭 "사노맹") 결성을 주도했다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수감
1998년 보안관찰법의 적용하에 출감
1993년 옥중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 1997년 옥중 에세이집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펴냄
2010년 세 번째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감상 & 생각>


생각하면, 지금까지 나 자신만을 위한 길을
걸어왔던 것 같다.
(심지어, 육신의 지독한 절망을 지닌 이 순간에도)

그 길에 붙었을, 수 많은 그럴듯한 명분名分들.
마치, 내가 아닌 남을 위하는 것 같았던 보기 좋은
그것들.

하긴, 그 누군들 자기 자신의 감추어진 욕구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가끔은...  정말로 가끔은,
그런 자신이 부끄러운 것도 알아야 하리.

영겁永劫 속에 찰나刹那와도 같은, 이 生의 한 가운데서...

끈질긴 '나'라는 집착執着으로 부터 벗어나,
더불어 사는 우리를 한 번쯤은 찾아보아야 하리.


꼭이, 시가 절절切切하게 그 길을 말하지 않더라도...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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