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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하 얀 / 임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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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3회 작성일 18-12-25 01:37

본문

하 얀 / 임솔아

불을 끄니

불을 켜고 있을 때의 내 생각을 누군가

훤히 읽기 시작한다

낮에 만난 이야기들은 햇빛에 닿아

타버렸다

베란다의 토끼는

귀가 커다랬고 털이 하앴고 나날이

뚱뚱해졌다

내가 없는 한낮에

벽지를 뜯고 책상을 갉고 내 운동화를 핥다가 어느날

죽어버렸다

나는 입술을 뜯어 먹다가 내 입술에서 배어나오는 피를

빨아 먹었는데 왜 그랬습니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살인자는

대답한다 나는 다른 죽음을 향해

채널을 바꾼다

불 꺼진 방에

나는 앉아 있다 아픈 사람처럼 누군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토끼를 씻겨주던 날 토끼는 죽었다 나는 두 손으로

누군가의 까만 그림자를 씻겨준다

기억나지 않던 것들이 기억나기 시작한다고

살인자가 대답한다

불을 켜니

불을 끄고 있었을 때 누군가 하던 생각을 나는

이어서 하게 되고

우리 건물이

흰 안개에 싸여 있단 걸 나가서야

알게 되었다

* 임솔아 : 1987년 대전 출생, 2013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옆구리를 긁다>

               로 시 당선, 제4회 대학소설상 <최선의 삶> 당선

< 감 상 >

詩의 제목(하얀)에서 소설가 한강 님의 小說(흰,The elegy of whiteness)이

떠오른다

흰색이 주는 느낌을 그러모아 엮은 소설로써 특유한 情感을 받았는데 화자의

詩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 듯 하다


- 만일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 지금 나는 이 삶을 살고 있지 않아야 한다

-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당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 어둠과 빛 사이에서만,

- 그 파르스름한 틈에서만 우리는 가까스로 얼굴을 마주본다

                                    - 한강 님의 小說 (흰)에서


- 불을 켜니

- 불을 끄고 있었을 때 누군가가 하던 생각을 나는

- 이어서 하게 되고

                                       - 화자의 詩에서

 

한 점 티 없는 헤맑음, 시리도록 밝고 투명함, 心象 깊이 깔려있는 서러움등은

흰(하얀)색이 주는 情感으로써 순정과 순박의 源泉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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