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얀 / 임솔아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하 얀 / 임솔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4회 작성일 18-12-25 01:37

본문

하 얀 / 임솔아

불을 끄니

불을 켜고 있을 때의 내 생각을 누군가

훤히 읽기 시작한다

낮에 만난 이야기들은 햇빛에 닿아

타버렸다

베란다의 토끼는

귀가 커다랬고 털이 하앴고 나날이

뚱뚱해졌다

내가 없는 한낮에

벽지를 뜯고 책상을 갉고 내 운동화를 핥다가 어느날

죽어버렸다

나는 입술을 뜯어 먹다가 내 입술에서 배어나오는 피를

빨아 먹었는데 왜 그랬습니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살인자는

대답한다 나는 다른 죽음을 향해

채널을 바꾼다

불 꺼진 방에

나는 앉아 있다 아픈 사람처럼 누군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토끼를 씻겨주던 날 토끼는 죽었다 나는 두 손으로

누군가의 까만 그림자를 씻겨준다

기억나지 않던 것들이 기억나기 시작한다고

살인자가 대답한다

불을 켜니

불을 끄고 있었을 때 누군가 하던 생각을 나는

이어서 하게 되고

우리 건물이

흰 안개에 싸여 있단 걸 나가서야

알게 되었다

* 임솔아 : 1987년 대전 출생, 2013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옆구리를 긁다>

               로 시 당선, 제4회 대학소설상 <최선의 삶> 당선

< 감 상 >

詩의 제목(하얀)에서 소설가 한강 님의 小說(흰,The elegy of whiteness)이

떠오른다

흰색이 주는 느낌을 그러모아 엮은 소설로써 특유한 情感을 받았는데 화자의

詩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 듯 하다


- 만일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 지금 나는 이 삶을 살고 있지 않아야 한다

-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당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 어둠과 빛 사이에서만,

- 그 파르스름한 틈에서만 우리는 가까스로 얼굴을 마주본다

                                    - 한강 님의 小說 (흰)에서


- 불을 켜니

- 불을 끄고 있었을 때 누군가가 하던 생각을 나는

- 이어서 하게 되고

                                       - 화자의 詩에서

 

한 점 티 없는 헤맑음, 시리도록 밝고 투명함, 心象 깊이 깔려있는 서러움등은

흰(하얀)색이 주는 情感으로써 순정과 순박의 源泉인 것이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10-14
4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10-06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10-05
411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10-04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1 10-02
41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09-21
41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9-17
41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9-15
41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9-13
41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9-09
41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9-09
41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9-09
41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09
41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9-09
409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9-08
40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09-07
40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9-07
409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8-31
4095 온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8-27
40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8-24
40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8-17
40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8-10
40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8-08
4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08-04
40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8-01
40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7-27
4087
신발 =장옥관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7-23
40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07-20
40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7-13
40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 07-07
40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7-06
40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07-01
40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7-01
40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6-29
40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6-28
40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6-28
40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06-27
4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6-27
40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6
40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6-26
4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5
4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6-25
40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6-23
40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6-23
40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1 06-22
40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20
40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20
40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6-19
40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6-18
40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6-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