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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발 2 / 김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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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7회 작성일 18-12-28 00:04

본문

.

     너는 좁은 문에서.

 

     매우 좁은 문에서. 하강하는. 퇴장하는. 문을 닫는 몸짓에 너는 푹 빠져 있다. 가장 낮은 계단이 가장 낮은 계단 아래로 천천히 소용돌이치는 광경은 네가 들어 올린 오른 발에서 시작되리.

 

     오른발이 담긴 위대한 허공에서.

     너는 오른발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한 번 더 오른발을 들어올리기 위해 애쓰리.

 

     오른발 다음에 왼발이 허공을 들고 일어설 때까지 나는 너를 정신없이 바라보리. 지금은 두 발로 허공을 더 깊숙이 찌를 때

 

                                                                                                         -2, 김행숙 詩 全文-

 

     鵲巢感想文

     世上이 지옥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群像雄據하고 이 雄據集團을 깨부수고 새로이 또 등장하는 群像과 그 조력자들, 목이 날아가는 일이 있더라도 뭔가를 이루려는 사람들 하지만, 그 어떤 것에도 관심 없이 草野에 묻혀 를 낚는 사람들도 있다.

     참! 좁은 문 앞에 우리는 서 있다. 詩人이 표현한 발과 계단 그리고 허공에서 바라보는 이 世界觀은 마치 한 떨기 국화를 따기 위한 몸짓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공간은 허상이다. 萬人은 하나의 英雄을 만들고 그 英雄이 되기 위해 또 한 발 딛으며 나아가려는 시는 하나의 놀이다. 우리는 이 를 대하고 있다. 오른발을 제자리에 놓고 한 번 더 오른발을 들어 올리기 위해 애썼던 우리의 생활, 그러나 실상은 바늘구멍 같은 世界였다. 낙타의 몸만 키웠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허공일지도 모르겠다. 오른발 다음에 왼발이 허공을 들고 일어설 때까지 저 허공은 그냥 바라볼 것이다. 우리는 다만, 두 발로 허공을 더 깊숙이 담가보는 일밖에는,

 

 

     鵲巢

     참꽃이 활짝 핀 포구에는 높은 산이 있습니다 흰 수염고래의 보금자리였지요 그 산의 둔부를 치켜들고 아래 입술을 오랫동안 보다가 위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습니다 바람에 흔드는 강아지풀들은 자꾸 가을을 수포로 몰아갑니다 이해할 수 없는 길이라 희멀건 발바닥만 핥은 셈이었죠 어느 날 돛대 밑에서 졸다가 깨쳤던 저 햇살에 기러기가 떠나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이 바다를 끌고 들어오는 백치가 묘지였습니다 바다에 표류한 외딴섬들 마다 바닥의 과거가 밀어내는 바람 소리에 골판지에서 머리카락 하나 주워갑니다 죽은 쥐들은 시체가 아닌 생선의 지느러미로 던져버리고 이해하지 못한 폐가 거부만 했던 건 자꾸 밀실을 들여다보는 느낌 때문이었지요 돛이 멀어 찢을 수 없는 이유는 치자 꽃이 그 바람을 못 이겨냈을 뿐이고요 다만 쪽배는 바깥에서 비행하는 기러기의 기척만 들었습니다 풍랑에 포구는 아직 멀었지요 그럴수록 바다의 개 껍데기가 자꾸 너덜너덜해져 갑니다 순간 허공의 식판을 들고 긴 항해에서 둔부를 후려칠 때에 그 단단한 갑옷을 꿰매는 햇살이 카페 문을 당깁니다 고요한 물결 위에 음표가 거꾸로 떨어졌지요 눈알의 점액이 일순 초록빛 서랍의 부레로 뜨기 시작한 것이죠 절벽의 유령만이 폐기된 어둠을 안는 순간입니다 푸른 바다가 욕조에 참 오랫동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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