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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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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둔 말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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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9회 작성일 18-12-30 11:10

본문

.

     신은 비에 빗소리를 꿰매느라 여름의 더위를 다 써버렸다. 실수로 떨어진 빗방울 하나를 구하기 위하여 안개가 바닥을 어슬렁거리는 아침이었다.

 

     비가 새는 지붕이 있다면, 물은 마모된 돌일지도 모른다.

 

     그 돌에게 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려주었다.

 

     어느날 하구에서 빗방울 하나를 주워들었다. 아무도 내 발자국 소리를 꺼내가지 않았다.

 

                                                                                                         -숨겨둔 말, 신용목 詩 全文-

 

     鵲巢感想文

     전에 이 를 감상한 적 있다. 전에 것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어쩌면 읽는 방식에 다를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詩는 몇 되지 않는 문장으로 요즘 의 경향을 볼 때에 비교적 짧은 시지만, 굉장히 압축적이며 문장의 난이도가 높다. 어쩌면 詩人들 말고 이 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할 정도로 어렵다.

     첫 문장을 보면, 신은 비에 빗소리를 꿰매느라 여름의 더위를 다 써버렸다고 했다. 보통 사람은 비와 빗소리의 관계, 또 빗소리를 어찌 꿰매는지 혼돈부터 먼저 할 것이다. 그러나 시의 문장은 완벽하다. 를 읽을 때 대수와 함수 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이것도 헷갈릴 때는 다른 단어로 대치해 보는 것도 좋다. 그러니까 신은 自我, 비는 문장 빗소리는 시구 이런 식이다. 그러니까 짓느라 여름을 다 보냈다는 말이다.

     실수로 떨어진 빗방울 하나를 구하기 위하여 안개가 바닥을 어슬렁거리는 아침이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빗방울은 단어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좋은 단어 하나 찾는 것도 어쩌면 詩人이니까 좋은 단어 하나 만드는 것도 행운이지만, 이러한 단어가 가져다주는 문장과 문맥 더나가 한 수는 詩人께는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다. 여기서 안개는 자아를 제유한 詩語며 바닥은 도서로 치환한 은유다.

     비가 새는 지붕이 있다면, 물은 마모된 돌일지도 모른다. 아까 비는 문장이라고 했다. 문장()이 새는 지붕()이 있다면, (변이 된 )은 마모된 돌(완벽한 , 그러니까 기존의 발표한 ) 일지도 모른다. 는 그냥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행 가름은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어떤 때는 이미지를 확연히 바꿔야 할 때도 있는데 이 에서도 그런 것이 보인다.

     그 돌에게 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려주었다. 이 말은 그 ()를 나는 읽은 적 있다와 같다. 내가 그에게 다녀갔으니까! 그러니까 하나의 말놀이다. 들려주었다와 다녀갔다는 어감 차이다. 詩人들 특히 요즘 젊은 시인들은 이렇게 짓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하구에서 빗방울 하나를 주워들었다. 아무도 내 발자국 소리를 꺼내가지 않았다. 하구는 시간 관념상 최 밑단이다. 그러니까 가 생산된 후, 제일 마지막 도착지는 고객이므로 하구다. 빗방울은 단어라 했으니 그 단어를 주워 들고 내 에 장착했다만, 를 읽어낸 사람은 없었다는 뜻이다.

     詩 제목과 흡사하다. 숨겨둔 말이 된다.

 

     詩學은 충분한 생각과 필사며 글쓰기다.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길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을 요즘 들어 참 많이 느낀다.

     평생 한 작품을 남기더라도 더나가 제대로 된 詩集 한 권이면 그 사람의 명예는 충분하다. 그전에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 먼저 있어야겠다.

 

 

     鵲巢

     살아 있는 코털은 냄새를 잘 알고 있다 다복한 이웃집 가정에서 피어오르는 소고깃국 냄새는 허기를 불러온다 그 냄새에 못 이겨 소고깃국 국밥집 평상에 앉아 한 그릇 주문한 적 있다 팔팔 끓는 국 한 그릇 놓고 오래된 침묵 하나가 피어오른다 내부는 허기의 뼈가 채울 수 없는 영양에 목숨 걸고 휘젓는 죽음의 깃발, 이 국밥 한 그릇에 한때는 여물을 씹던 입김이 흰 침묵으로 피어올라 코털에 닿는다 푸른 초원을 거닐었거나 폐쇄의 유적이 한 덩어리로 뭉쳤거나 이 모든 열화 속 쑥 빨려 드는 죽음의 냄새, 끝끝내 피어오르는 이 뜨거운 증발에 발을 들여놓고 마는 냄새, 뜨는 한 숟가락에 혓바닥의 수런거림과 천정의 화상과 가늘게 벗긴 이 허연 껍질에도 살갑게 기립한 냄새, 절대 순결의 밥그릇에 곤두박질치는 삶의 한 점,

     이 냄새가 코털에서 간당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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