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죄 / 이 성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 죄 / 이 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9회 작성일 19-01-05 11:26

본문


내 죄

 

이 성


 

비가 오네. 진작 나갈 걸

중엉거린 한 마디에

옆집 담장 너머 피던

꽃 한 송이 떨어졌다나

 

비가 오네. 진작 나갈 걸

중얼거린 한 마디에

조용히 내리던 빗줄기 속에

시퍼런 칼날이 번쩍이고

잠자던 처녀가슴에

천둥 벼락이 떨어졌다나

 

삼도천 건너던 누이

사흘을 울다

길을 잃은 게

내 죄라나

 

비가 오네. 진작 나갈 걸

혼자 중얼거린 것도

때 못 맞추면

바람 없는데 문득

새파란 사과 한 알 떨어진다나

 

 

시집 엘리스 개구리(이든북, 2018)

 

 ---------------------------------------------------------------------------------

 

  비가 오네. 진작 나갈 걸후회하듯 중얼거린 말에 꽃 한 송이 떨어지고 벼락이 떨어지고 길을 잃고 사과가 떨어진 것이 내 죄라니... 문득 김동환의 시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가 떠오른다.

 

 

웃은 죄/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 주고,

그러고는 인사하기에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신세기(1938. 3) 수록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한때 내 탓이오 가 화두가 된 적이 있었다. ‘이란 잘못된 일이나 부정적 현상을 야기한 원인이나 까닭이 모두가 나 때문이라는 것이다. 꼭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할지라도 어떤 인과의 연결고리로 생긴 일이라면 남 탓을 하면서 굳이 변명하거나 발뺌하는 것보다 쿨하게 잘못했다 이해하라 하면 어느 정도 용서가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웃는다고 해서 평양성의 해가 해 안 뜰 리 만무하고 중얼거린다고 해서 꽃이 지거나 벼락이 치거나 사과가 떨어지지 않겠지만 네 탓만 하고 모든 것을 아니꼽고 못마땅하게 본다면 웃은 것도 죄고 중얼거리는 것도 죄가 될 수 있겠다. 원인불명을 제공하였으니...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0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5-17
40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5-16
40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5-16
40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1 05-16
40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5-15
4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15
4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5-14
40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0 05-14
40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5-13
4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5-12
4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5-12
40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5-11
4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5-10
40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10
39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5-09
39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9
39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5-08
3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5-08
3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5-07
3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5-07
39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5-06
39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5-06
3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04
39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5-03
3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5-02
39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5-01
39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4-30
39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30
398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9
39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4-29
39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4-28
398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1 04-28
39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4-26
39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4-26
39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4-25
39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4-25
39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4-24
39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4-24
39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4-23
39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4-23
39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23
39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4-22
39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4-22
39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4-21
39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1
39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1
39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4-20
39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20
39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4-20
396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4-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