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 정복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다리 / 정복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0회 작성일 19-01-08 11:44

본문

.

     강물이라든지 꽃잎이라든지 연애

     그렇게 흘러가는 것들을

     애써 붙들어보면

     앞자락에 단추 같은 것이 보인다

     가는 끝을 말아쥐고 부여잡은 둥긂

     그 표면장력이 불끈 맺어놓은 설움에

     꽁꽁 달아맨 염원의 실밥

     바다로나 흙으로나 기억으로 가다

     잠깐 여며보는

     그냥......지금............그런 옷자락들

 

     거기 흠뻑 발 젖은

     안간힘의 다리가 보인다

 

                                                                                                        -다리, 정복여 詩 全文-

 

 

     鵲巢感想文

     단추를 다른 말로 바꾼다면 옹이가 되지 않을까! 오십 년을 살고 보니 그런 단추 같은 것이 보인다. 시간도 꽃잎도 연애도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애써 매달렸던 그런 기억이 있다. 그렇게 흐른 시간에 이제는 가는 실처럼 매달려 있는 기억의 한 소절, 그 끝은 돌올하게 말아 쥔 단추처럼 삶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다.

     한 사람이 나고 한 사람이 한 시대를 겪고 그 시대에 푹 젖은 포목(옷감)같은 우리, 진정 옷이 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영혼들, 거기 그 어디쯤에서 허우적거리며 안간힘을 다하는 다리가 보인다. 또 누군가에게 단추로 올곧게 서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이 보인다.

     오늘은 날도 맑아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물의 용솟음을 불러일으키는 무리들이 마을 안쪽을 누비며 뱀처럼 지나는 것이 보인다.

     꽃이 소리 없이 우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鵲巢進日錄

     소파가 낮아 작은 베개 하나쯤 놓고 누워 있고 싶었다 문이 자주 열리는 이곳은 마냥 구름도 없고 비도 없는 노출 콘크리트 카페, 바닥과 천정 모두가 일색 거기다가 철재로 이룬 각종 자재까지 단단해서 더 멋있게만 보이는 곳, 자꾸 볼수록 눈만 피곤해서 백혈병 환자처럼 숨쉬기가 어려웠다 함께 온 선생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나는 거저 바라보았다 불빛에 빨대까지 시커먼, 속 시원히 칠하고 만 이 친목, 포만감은 만끽해도 존재감은 없었다 선생은 흩뜨린 자세까지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쭉쭉 다 빼 올린 염원의 실밥 빈 잔에 덩그러니 놓였다 더는 문 열지 않았다 콩은 다시 볶아야 했고 소파는 더욱 낮아서 베개만 툭 던져 놓았다

     *이방인과의 대화 / 鵲巢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4-19
39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4-19
39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4-19
39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17
39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17
39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4-16
39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4-16
39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4-15
39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4-15
39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5
3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4
39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14
39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14
39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13
39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4-13
39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13
39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4-12
39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4-11
39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11
39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4-10
39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4-10
39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09
3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0 04-09
39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4-09
39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4-08
39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4-08
39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4-08
39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4-07
39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 04-07
393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07
39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4-06
39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06
39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4-06
39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06
39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4-04
39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4-04
39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04
39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4-04
39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4-04
39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03
39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4-03
3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03
39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4-02
39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4-02
39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02
39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4-01
39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4-01
39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4-01
3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4-01
3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