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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구례산동 / 장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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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3회 작성일 19-01-10 00:00

본문

.

     산 위에

     눈

 

     산 아래

 

     오는

     산수유

 

     평상에 걸터앉아 막걸리 한 잔

 

                                                                                                        -구례 산동, 장철문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가 단출하면서도 깔끔하다. 뭐 어떻게 설명할 게 없다. 산 위에 눈, 눈처럼 하얀 세상이다. 산 위에는 말이다. 그러니까 산은 자아를 제유한다. 산 아래는 어떤가? 오는 산수유다. 붉은 그 열매, 야뇨증에 특히 명약이다. 먹었으면 싸는 게 본질이다. 마지막 연은 더욱 압권이다. 평상에 걸터앉아 막걸리 한 잔, 막걸리 그 색상은 하얗다. 그 한 잔을 마셨으니 시 한 수 거 하게 지은 셈이다. 평상에 앉아 이리 깔끔한 를 쓴 것이니 하루 공부 완성이다.

     다음 를 보자.

 

     ≺.

     얼마 남지 않은 햇빛을 베고 잠들었다 깨어보니 단단한 껍질 속이었다 빛 하나 새어들지 않는 태고의 어둠이 고여 있는 깜깜한 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먼 크로아티아 동굴 900미터 아래에 살고 있다는 투명달팽이처럼, 어둠 속에 살다보니 걸음을 상실한 것일까 길 위에 박혀 있는 돌이 움직이는 것보다 돌이 모래가 되어가는 시간보다 느린 이 달팽이에게 세상은 얼마나 빠른 변화인가 누군가의 가슴으로 스며들지 못한 그저 흔한 안부 인사가 서로를 그리워할 때, 슬쩍 다가와 있는 어둠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문득 투명해지는 심장은 먼 생을 돌다가 어느 어둠 속에 두고 온 마음의 껍질이 아닐까

 

                                                                                                         -투명달팽이*, 정용화 시 전문-

     *투명달팽이 지구상에서 새롭게 발견된 10대 신종 생명체로 앞을 볼 수 없고 일주일 내내 움직여도 2mm 자신의 몸집만큼만 움직이다.

 

     장황하다. 어렵게 쓴 는 아니다만, 크로아티아 동굴에 사는 그것도 900미터 아래에 산다는 투명 달팽이까지 들고 나올 필요가 있었나 하는 것이다. 투명 달팽이까지 들고 오지 않아도 충분히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지 싶은데 그 먼 생을 돌다가 오는 하나의 어둠을 아마, 이색적인 어떤 표현을 하기 위함이겠다. 도저히 그렇게 밖에 볼 수 없다.

     世上變化는 어찌 설명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빠른데 비해 투명 달팽이는 고작 2mm 밖에 움직이지 않으니 말이다. 어떤 시인은 2mm라고 말하기는 그렇다만, 사실 2m도 나가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모 시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10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거의 시와 다름없는 인간이었는데 그 이유는 뜻밖이었다. 게임 때문이라고 한다. 리니지라든가 또 그 무엇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 시인도 그런 부류가 안 있겠나 싶다. 투명 달팽이처럼 잠적하여 산 사람들 말이다.

     하여튼, 를 읽어보았다. 하나가 자 수가 짧은 반면 비유가 명확하고 선하게 닿는다면 하나는 장황한 글쓰기와 생판 모르는 투명 달팽이를 비롯하여 어두운 마음 한 자락을 끄집어내었다.

     개인적으로 황표(黃票)를 찍어야 할 일이 있다면 나는 전자다.

 

 

     鵲巢進日錄

     느슨한 하루를 꽁꽁 묶는 것

 

     하루가 고무줄처럼 기도하며 하얀 구름을 묶는 것

 

     묶은 구름으로 묶을 수 없는 구름을 바라보는 것

 

     한 봉지의 비애를 시원히 묶어 다시는 풀 수 없도록

 

     *고무줄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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