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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치기의 노래 / 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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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19-01-17 00:05

본문

.

     내 가슴의 벌집 속엔 꿀 대신 피가 가득 고여 있지

     귀 기울여봐, 검은 벌들이 잉잉대며

     심장 속에서 날아다니는 소리를

 

     밤이면

     소리 없이 다가온 그림자가 내 가슴을 열고

     벌집 속에 검은 피로 밝힌 등불을 켠다

 

                                                                                                  - 꿀벌치기의 노래, 남진우 詩 全文-

 

     鵲巢感想文

     꿀벌 치기는 양봉업養蜂業의 순 우리말이다. 꿀을 얻기 위해 벌을 기르는 것이다. 여기서 심장은 벌집이고 피는 꿀이다. 벌집 즉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요소가 벌이다. 벌은 동적인 어떤 이상향을 그린다.

     밤이면, 그러니까 낮은 아니라는 말이다. 소리 없이 다가온 그림자가 내 가슴을 열고, 즉 그 벌집을 열고 검은 피로 밝힌 다르게 말하면 꿀을 밝히는 자, 등불을 켠다.

     꿀을 찾는 자는 벌이다. 소리 없이 다가온 그림자다. 그 벌을 위해 어떤 희생이 묻어 나 있다.

     어떤 일에 열정이 없으면 스스로 문을 당길 수가 없다. 문을 당기는 것까지도 한 천리면 꽃을 피우는 것도 한 천리쯤 간다. 어느 한 세계에서 스스로 설 수 있기까지는 단지 열정만으로는 어렵다. 지도력과 통찰 그리고 별을 휘어잡을 수 있는 매력과 카리스마까지 있어야 한다.

     나의 뜨거운 가슴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유일한 장작은 책밖엔 없다. 하루에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듯 한 숟가락의 밥이라도 제대로 먹어야 할 일이 있다면 독서는 기본이다.

     다음 시를 보자.

 

     ≺

     그들의 손은 쉬지 않고 또 다른 움직임을 찾고 있다

     그들의 손은 험악하고 묵직하게

     내버려져 있는 것이다 그들의 손은 무엇인가를 꼭 만져야만 하는데

     만질 수 없는 부재가

     그 앞에 가로 놓여 있다 그들의 손은

     굵다란 실핏줄이 불거져 떠돌고 있는 도심지 우범지대, 검은 피가

     뚝뚝 흘러내릴 것 같은 그 회백색 건물 밑으로 몇 조각

     마른 빵과 우유를 실어 날라야지 절망에 한껏 기울어진, 피투성이 같은

     그들이 보다 자유롭고 더 따뜻하게 심장을 움직일 수 있도록

     그래 조금만 더,

 

                                                        -우범지대, 이수익 詩 全文-

 

 

     아까 남진우 선생의 시에서도 피와 심장을 읽었지만, 이수익 선생의 시에서도 피와 심장을 읽을 수 있다. 두 편의 시에서 우리가 갖는 어감은 조금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의미는 매우 같다.

     시는 이상향이며 꿈이며 우리가 쉽게 도달할 수 없는 달과도 같다. 정말이지 빠르게 움직이는 손, 쉬지 않고 때로는 험악하고 때로는 묵직하게 파헤쳐 들어가는 과묵한 손만이 우리가 만질 수 없는 벽 같은 부재를 깨뜨릴 수 있지 않을까!

     이 굵다란 실핏줄로 이어져 있는 도심지 우범지대에서 벗어나 나만의 깨끗하고 향긋한 전원주택 단지를 만들더라도 하나의 세계는 타파하여야 이룰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조금만 더, 자유롭고 더 따뜻하게 심장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마중물은 반드시 부어야겠다.

 

 

     鵲巢進日錄

     논바닥은 물이 흥건했다

     서마지기 땅 한 뙈기에 모를 심는 것은 풍요로운 식구를 위하는 일이겠다

     여남은 명 정도 그 흥건한 논물에 들어가 종일 모를 심었다

     허리 굽혀 심는 아재와 못 줄 긋는 아낙의 장단이 잘 맞았다

     첨벙첨벙 발 빠지는 논바닥을 거닐었던 아이

     소풍 떠난 친구만 자꾸 생각이 나고 비료 포대기에 묶은 끈을 당기며 찐 모를 이곳저곳 던져야 했다

     동네 점빵 막걸리 사러 갔던 동생은 오지 않고 농가 부르는 아재는 목소리가 자꾸 죽어갔다

     해는 서산에서 웃고 있고 비틀거리는 주전자는 돌아와 머리를 숙이곤 했다

     저녁이 오기 전 퍼뜩 일 끝내고 싶은 아낙은 벌써 장화를 벗고 실도랑에 앉아 발을 씻었다

     가지런히 심은 모를 본다. 마치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모내기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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