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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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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회 작성일 19-01-18 13:06

본문

.

     낮이 가장 긴 날

     돌로 눌러놓은 바람

 

     세숫대야 속엔

 

     붕어

 

     네 마리

 

                                                   -친정, 고영민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 문장이 긴 것보다 어쩌면 짧은 것이 읽기가 더 어려울 때가 있다. 詩文이 짧은 것은 또 시제와 많은 연관을 둔다. 이 시제를 곰곰 생각하면 쉽게 풀린다. 詩文이 풀리는 순간은 마치 환한 풍경하나가 금시 떴다가 가라앉으니 마음은 또 말갛다가도 선하다. 그러므로 를 읽는지도 모르겠다.

     시제가 친정이다. 친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결혼한 아내의 집안을 친정親庭이라 하고 둘째 임금이 직접 나라의 정사를 돌보는 것을 또 親政이라 한다. 여기서는 후자다. 물론 임금은 자아를 대신한다.

     낮이 가장 긴 날, 한 편의 를 읽는 것도 오래면 낮이고 읽지 않고 덮으면 밤이다. 책 한 권 아니 한 편에 오랫동안 감상하는 이 있을까만, 나의 낮은 대체로 3분 혹은 늦어도 30분이면 족하다.

     돌로 눌러놓은 바람, 돌은 詩文을 제유한 것이며 바람은 그 반대쪽 읽는 자의 希望이다.

     세숫대야 속엔, 세숫대야의 기능을 여기서 생각해본다면 더욱 재밌다. 세숫대야는 하나의 범주며 세계며 바람의 희망이다.

     붕어, 붕어도 붕어崩御와 붕어가 있겠다. 여기서는 둘 다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뒤 문장은 네 마리라고 했다. 붕어처럼 가버린 붕어다. 언어를 제유한 것으로 詩人은 물고기에 많이 비유한다. 물고기 , 에 말씀과 동음이의어로 충분한 기능을 갖는다. 움직이는 것도 물속에 사는 것도 민물고기라는 것도 어쩌면 메타포다. 이 들어가니까,

 

 

     鵲巢進日錄

     마통이라 했다 마치 늪처럼,

     사다리 타며 내려가는 길은 끊을 수 없는 악수다

     생활은 팍팍하니까 콩나물처럼 콩대만 길다

     한 바가지의 물 한 모금은 허공에 계단을 만드는 일

     세상을 다듬는 것은 오로지 빛과 어둠,

     바람의 껍질을 품고 흰 수건을 머리에 두른 어둠은 애써 얼굴을 찾으려고 하고

     무통에 발 딛고 내밀었던 검은손

     다시 또 뭉친 구름을 잡고 세상 물결에 밀어내는 숨소리에 위안한다

     바람은 절대 벽을 밀어낼 수 없으므로

     콩대는 지울 수 없는 구름만 자꾸 쓴다

     흩어졌다가 다시 뭉친 구름

     365일 푸른 손 내미는 창고 앞,

     은행나무처럼 하늘만 그린다

     꽉 닫은 보자기 같은 삶 이 꾹 물고 하늘만 본다.

     *마통(마이너스 통장 줄임)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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