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 / 문태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먼 곳 / 문태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39회 작성일 19-01-25 00:03

본문

.

     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

     나는 이별의 말을 한 움큼, 한 움큼, 호흡한다

     먼 곳이 생겨난다

     나를 조금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

     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부끄러워하는 붉은 뺨과 눈웃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대기는 살얼음판 같은 가슴을 세워들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목은 다 벗고 다 벗고 바위는 돌 그림자의 먹빛을 거느리고

     갈 데 없는 벤치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이 없는 몸으로 한곳에 앉아 있다

     손은 떨리고 눈언저리는 젖고 말문은 막혔다

     모두가 이별을 말할 때

     먼 곳은 생겨난다

     헤아려 내다볼 수 없는 곳

 

                                                                                              -먼 곳, 문태준 詩 全文-

 

     鵲巢感想文

     어느 한 세계에 적응하려면 내가 몸담은 세계는 저버려야 한다. 잔에 새로운 물을 채우려면 이미 담은 물은 비워야 하듯이 하나의 를 읽기 위해 마음을 먼저 비워야 한다.

     이 를 보면 사물에다가 작가는 곳곳 마음을 심었다. 새로 돋은 것에 붉은 태양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먼 곳을 지향한다. 대기는 나목은 바위는 갈 데 없는 벤치는 모두 하나의 사물에다가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게끔 했다. 부끄러워하는 붉은 그 어떤 것, 살얼음판 같은 상황과 겨울철 다 벗은 나목으로 그러나 움직일 수 없고 무거운 마음이다. 이러한 것을 먹빛으로 세워두는 일이야말로 詩人의 일이겠다. 여기서 더 갈 데 없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 없는 몸, 그것은 의 특성이며 詩人의 현재 마음이다.

     가까운 곳에 마음을 두고도 가깝게 닿지 못한 실정, 어쩌면 정말이지 아주 먼 곳을 헤아려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가령 죽음의 세계에서 더는 깨어나지 않는 영면으로 말이다.

 

 

     鵲巢進日錄

     여러 사람이 앉았습니다 한 사람이 일어서서 밖으로 나갑니다 다시 한 사람이 들어와 자리에 앉습니다 차를 주문하고 차를 마십니다 아까 나갔던 한 사람이 다시 들어옵니다 자리에 앉습니다 머리를 흔듭니다 탁자가 흔들리고 잔이 출렁거립니다 한 사람이 앉아 있고 다른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차는 혼자서 마시다가 빈 잔을 놓아둡니다 한 사람이 밖으로 나가 버립니다

 

 

 


추천0

댓글목록

Total 661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4 0 04-25
4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1 0 06-22
4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10-02
4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06-02
4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12-29
4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 12-30
4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0 05-15
4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7 0 05-30
4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6 0 02-28
4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4 0 12-31
4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4 0 06-01
4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2 0 05-08
3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0 09-30
3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 0 12-16
3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3 0 12-16
3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 0 01-07
3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 0 01-04
3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0 0 12-27
3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0-07
3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0 0 07-02
3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0 03-05
3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0 12-18
38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9 0 12-31
3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0 0 05-27
38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12-22
38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6 0 01-19
38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1 0 12-10
3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2 0 10-01
3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1 0 12-15
3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 10-07
3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0 01-01
3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4 0 06-20
3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 0 01-16
3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4 0 01-14
3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0 01-19
3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12-29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0 01-25
3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9 0 01-12
3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5 0 11-23
3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11-10
3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0 11-01
3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11-30
36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2 0 08-12
3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 12-27
3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4 0 01-14
3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8 0 01-02
3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5 0 11-27
3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0 12-09
3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6 0 01-17
3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4 0 01-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