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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먼 곳 /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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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32회 작성일 19-01-25 00:03

본문

.

     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

     나는 이별의 말을 한 움큼, 한 움큼, 호흡한다

     먼 곳이 생겨난다

     나를 조금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

     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부끄러워하는 붉은 뺨과 눈웃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대기는 살얼음판 같은 가슴을 세워들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목은 다 벗고 다 벗고 바위는 돌 그림자의 먹빛을 거느리고

     갈 데 없는 벤치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이 없는 몸으로 한곳에 앉아 있다

     손은 떨리고 눈언저리는 젖고 말문은 막혔다

     모두가 이별을 말할 때

     먼 곳은 생겨난다

     헤아려 내다볼 수 없는 곳

 

                                                                                              -먼 곳, 문태준 詩 全文-

 

     鵲巢感想文

     어느 한 세계에 적응하려면 내가 몸담은 세계는 저버려야 한다. 잔에 새로운 물을 채우려면 이미 담은 물은 비워야 하듯이 하나의 를 읽기 위해 마음을 먼저 비워야 한다.

     이 를 보면 사물에다가 작가는 곳곳 마음을 심었다. 새로 돋은 것에 붉은 태양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먼 곳을 지향한다. 대기는 나목은 바위는 갈 데 없는 벤치는 모두 하나의 사물에다가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게끔 했다. 부끄러워하는 붉은 그 어떤 것, 살얼음판 같은 상황과 겨울철 다 벗은 나목으로 그러나 움직일 수 없고 무거운 마음이다. 이러한 것을 먹빛으로 세워두는 일이야말로 詩人의 일이겠다. 여기서 더 갈 데 없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 없는 몸, 그것은 의 특성이며 詩人의 현재 마음이다.

     가까운 곳에 마음을 두고도 가깝게 닿지 못한 실정, 어쩌면 정말이지 아주 먼 곳을 헤아려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가령 죽음의 세계에서 더는 깨어나지 않는 영면으로 말이다.

 

 

     鵲巢進日錄

     여러 사람이 앉았습니다 한 사람이 일어서서 밖으로 나갑니다 다시 한 사람이 들어와 자리에 앉습니다 차를 주문하고 차를 마십니다 아까 나갔던 한 사람이 다시 들어옵니다 자리에 앉습니다 머리를 흔듭니다 탁자가 흔들리고 잔이 출렁거립니다 한 사람이 앉아 있고 다른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차는 혼자서 마시다가 빈 잔을 놓아둡니다 한 사람이 밖으로 나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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