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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 그 긴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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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3회 작성일 19-02-08 22:40

본문

,

     고래 한 마리 물에 올랐다

 

     체념의 문을 닫는 눈망울 반쯤 열려있는 고래의 바다

     -내 눈빛에 머물러 숨 잦아드는

 

     대양을 가르던 꼬리지느러미, 항로를 이탈한 고장 난 나침반

     -내 눈빛에 닿아 NS가 뒤바뀌는

 

     물살이 비껴가고 전설이 미끄러지던 살갗

     -내 숨결에 묻어 바람이 긁히고, 모래가 닳아가는

 

     바다를 가두려 한껏 벌렸던 입

     고래고래 내 뿜던 숨구멍 막혀 마지막 숨 삼키는

     -내 손 빌려 바다를 놓아주고

     -바다보다 더 넓은

     -고래가, 고래가 되는 시간

 

     파도는 연신 모래를 물어다 쌓고, 갈매기 초혼을 부르는

 

     발자국은 아직 바다를 물고 있고

 

                                                                                                 -찰나, 그 긴 香湖 김진수 詩 全文-

 

 

     鵲巢感想文

     先生를 읽고 나는 한 평생 무엇이 고래였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천직으로 삼은 일도 이십 년도 넘게 몸담고 보니 거저먹고 산 이력뿐이니, 그것이 진정 나의 바다였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찾아드는 외길에 나는 또 얼마나 좌표를 잃고 자정 하였을까! 물살 그래 그 파도를 나는 또 얼마나 이겨내야만 했던가! 고래고래 내뿜던 숨구멍, 언뜻 막혀 들어가는 숨 졸임 같은 이 세계에서 나는 무엇을 희망으로 삼았던가!

     하얀 갈매기에 초혼만 담아 또 띄워보는 이 편지 같은 에 나는 또 얼마나 위안을 삼았던가 말이다.

     先生春秋筆者로 보면 叔父쯤 된다. 筆者는 아직 이 를 가늠할 만한 독해는 사실 없다. 그러나 불혹 끝자락에서 과연 내가 불혹인가 싶을 정도로 미혹함도 없지는 않았으니, 미혹한 세계에 잠시 있더라도 늘 제자리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또 였다.

     나는 이 바다 같은 세계에서 고래만큼 포부는 있었던가! 고래의 어깨와 고래의 추진력으로 정말 이 바다 같은 세계를 밀고 나가고자 한 적은 있었던가! 그 어떤 일에도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만, 나는 또 무엇을 망설이듯 내 발자국과 내 갈매기는 바다만 여태 바라보고만 있나 말이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한다. 내가 걷고자 하면 세상은 이미 뛰고 있고 내가 뛰며 주위를 살피면 세상은 이미 날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보는 것과 같은 우리에게 주어진 일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객관적 사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꿈을 꾸며 세상보다 더 빨리 세상보다 더 높게 날고 싶다고 갈매기의 초혼을 부르며 여태 살지는 않았던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검소함과 겸손함이 몸에 배여야 한다. 꽃을 꺾으니 봄은 손안에 가득하고 물을 길으니 달은 집안으로 들어오네(折花春在手 汲水月入門), 독립운동가 허위의 시 한 구절이 스쳐 지나간다. 마음을 이리 담았으니 이미 선생은 봄을 안은 것이고 이것을 또 엮었으니 만월보다 더 가득한 것은 없을 것이다.

     오늘 따라 선생의 시가 왠지 내 가슴에 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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