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달리자, 예수 / 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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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4회 작성일 19-02-20 03:57본문
말 달리자, 예수 / 하린
씨팔, 나 더 이상 안해
예수가 멀미나는 십자가에서 내려온다
못은 이미 녹슬었고
피는 응고 되어 화석처럼 딱딱해진 지 오래다
이천년 동안 발가락만 보고 있자니 너무나 지루했다
제일 먼저 기쁨 미용실에 들러
가시 면류관을 벗고 락가수처럼 머리 모양을 바꾼다
찬양 백화점에 가서는 오후 내내 쇼핑을 한다
보헤미안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자
아무도 그가 예수인지 모른다
복음나이트 클럽에 기도로 취직한다
너무 차카게 굴어 월급도 못 받고 쫓겨난다
소망주점에 들러 포도주 대신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잔뜩 취한 예수가 구원주유소에서
참사랑 오토바이에 기름을 가득 채운다
오빠 달리는 거야 믿음소녀가 소리친다
그래, 골고다 언덕까지 달리자 달려!
죄 지은 자 모두 다 비켜, 빠라 바라 바라밤!
* 하린 : 1971년 전남 광양 출생, 2008년 <시인세계>로 등단,
2011년 청마문학 신인상 수상
< 감 상 >
기존 관념에 대한 반란이자 도전이다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의 틀을 벗어던지고 기발하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꽉 막히고 곤태스러운 현실에서의 탈출 시도이다
광기 서린 보헤미안처럼 천방지축 날뛰는 젊은이들의 행동은
詩의 쟝르가 아니면 감히 꿈도 꾸지못하는 종교 조롱이고 신성
모독인것이다
찬양백화점, 소망주점, 참사랑오토바이등은 종교적 메시지에
대한 풍자로써 독자의 마음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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