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기억 / 송종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이상한 기억 / 송종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69회 작성일 19-03-04 04:44

본문

이상한 기억 / 송종규

​동그란 스탠드 건너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사이로 계곡이 있었던 듯하기도 하고 잠시, 여우비가 스쳤던 듯

하기도 하다 달빛이 얼굴 위에 소나기처럼 쏟어졌던 것 같기도 하고

간선도로에 자욱한

모래의 융단이 깔린 듯하기도 하다

수많은 이정표와 자동차 바퀴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껏, 소스라치는 마른 나뭇잎, 나뭇잎 한 장의 모질고 쓰린 기억들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 위에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동그란 스탠드 앞에 앉아 있다

안개가 많은 것들을 지운 듯 세상은 어렴풋하고

달력 속에서 나는

무릎을 세우고 엎드려 울었다

어느 순간 덜컥, 빗금을 그으며

계곡 또는 단애(斷崖)가 들어섰을 것이다 우리는

들판에 있었던 듯하고 못물 속에 깊숙히 가라앉았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아마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을 것이다

스탠드에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갔다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가끔 슬픔이라는 짐승이 드나들기도 하지만

당신에 대해 나는 아주 이상하고 단단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 송종규 : 경북 안동 출생, 1989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녹슨 방>

               등 다수, 2017년 제10회 시인광장 문학상 수상

​< 감 상 >

​당신과 나는 긴 세월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날 당신이 죽음에 이르는 病이 들어 몸져 누웠고,

당신은 병마의 고통 속에서, 나는 안타까움의 고통 속에서

월은 그렇게 흘러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한많은 情을 남기고 훌쩍 저 세상으로

떠나갔고, 나는 당신이 애처롭고 그리워서 울기만 했다

당신이 내 가슴 속에 새겨놓은 아픈 발자취는 

세월이 흐른해도 지울 수 없는 뚜렸한 흔적이라


 - 스탠드에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 갔다

-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화자는 아픈 흔적의 순간 순간을 담담하면서도 낭만적이고

현란한 비유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06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28 1 07-07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 11:54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 02:47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4-08
48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4-06
48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05
48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4-05
48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03
48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