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기억 / 송종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이상한 기억 / 송종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2회 작성일 19-03-04 04:44

본문

이상한 기억 / 송종규

​동그란 스탠드 건너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사이로 계곡이 있었던 듯하기도 하고 잠시, 여우비가 스쳤던 듯

하기도 하다 달빛이 얼굴 위에 소나기처럼 쏟어졌던 것 같기도 하고

간선도로에 자욱한

모래의 융단이 깔린 듯하기도 하다

수많은 이정표와 자동차 바퀴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껏, 소스라치는 마른 나뭇잎, 나뭇잎 한 장의 모질고 쓰린 기억들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 위에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동그란 스탠드 앞에 앉아 있다

안개가 많은 것들을 지운 듯 세상은 어렴풋하고

달력 속에서 나는

무릎을 세우고 엎드려 울었다

어느 순간 덜컥, 빗금을 그으며

계곡 또는 단애(斷崖)가 들어섰을 것이다 우리는

들판에 있었던 듯하고 못물 속에 깊숙히 가라앉았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아마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을 것이다

스탠드에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갔다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가끔 슬픔이라는 짐승이 드나들기도 하지만

당신에 대해 나는 아주 이상하고 단단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 송종규 : 경북 안동 출생, 1989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녹슨 방>

               등 다수, 2017년 제10회 시인광장 문학상 수상

​< 감 상 >

​당신과 나는 긴 세월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날 당신이 죽음에 이르는 病이 들어 몸져 누웠고,

당신은 병마의 고통 속에서, 나는 안타까움의 고통 속에서

월은 그렇게 흘러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한많은 情을 남기고 훌쩍 저 세상으로

떠나갔고, 나는 당신이 애처롭고 그리워서 울기만 했다

당신이 내 가슴 속에 새겨놓은 아픈 발자취는 

세월이 흐른해도 지울 수 없는 뚜렸한 흔적이라


 - 스탠드에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 갔다

-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화자는 아픈 흔적의 순간 순간을 담담하면서도 낭만적이고

현란한 비유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2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0 11-21
30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 12-23
3068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0 05-12
30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0 11-16
3066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0 05-05
30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0 10-30
306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0 11-13
306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0 0 11-03
30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10-25
306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11-08
30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 02-02
30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 01-02
305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 10-08
305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0 11-15
305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 12-03
305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04-17
30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02-06
30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0 11-02
30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0 12-05
30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0 12-29
3050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07-17
30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02-19
3048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04-30
3047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9 0 06-24
30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6 0 01-12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0 03-04
30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01-25
304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0 10-17
30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7 0 01-23
30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6 0 11-23
304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2 0 12-07
3039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9 0 12-16
3038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5 0 09-27
3037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9 0 01-01
303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1 01-27
30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0 0 02-08
30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12-26
30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3 0 02-20
303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1 06-20
30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0 01-30
3030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08-28
3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11-10
30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11-18
302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02-18
302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0 03-13
3025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0 08-31
3024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2 0 07-17
302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2 0 06-14
30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0 0 11-01
302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0 12-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