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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동지 다음날 / 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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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회 작성일 19-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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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다음날 / 전동균


1

누가 다녀갔는지. 이른 아침

눈 위에 찍혀 있는

낯선 발자국


길 잘못 든 날짐승 같기도 하고

바람이 지나간 흔적 같기도 한


그 발자국은

뒷마당을 조심조심 가로질러 와

문 앞에서 한참 서성대다

어디론가 문득

사라졌다


2

어머니 떠나가신 뒤, 몇 해 동안

풋감 하나 열지 않는 감나무 위로

처음 보는 얼굴의 하늘이

지나가고 있다


죽음이

삶을 부르듯 낮고

고요하게


- 어디 아픈 데는 없는가?

- 밥은 굶지 않는가?

- 아이들은 잘 크는가?


* 전동균 : 1962년 경북 경주 출생, 1986년 <소설문학>으로 등단

            2014년 제 16회 백석문학상, 2018년 제 3회 윤동주서시문학상 수상


< 감 상 >

동지 다음날 이라는 을씨년한 계절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운 

이미지와 어우러져 애뜻한 분위기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어머니 돌아가신 뒤, 몇 해 동안 풋감 하나 열리지 못하는 감나무처럼 

허전한 화자의 심상은 그리움과 서러움에 흠뻑 젖어있다

정답고도 자상하게 안부를 묻는 어머니 목소리가 저 하늘에서 들려오는 듯....


배추잎 삶아 고추장에 비벼주신

바가지 속 공보리밥

꺼이꺼이 떠먹던 보릿고개 어머니

올망졸망 새끼 감자 품에 안고

고부랑고부랑 넘곤 하셨지


호수 위에 찰랑이는 조각달

그때도 저 달은 

어머니 이신 물동이 속에서 찰랑이었지 


버들잎 속 고요가 물안개로 번지고

하모니카 소리 서러운 호숫가

덜컹이며 새벽으로 내내닫는 기차 따라서

어머니 물동이 속 조각달

서산 너머 가시네

                  - 졸작, <조각달>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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