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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책 / 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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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4회 작성일 19-06-01 04:41

본문

타오르는 책 / 남진우


그 옛날 난 타오르는 책을 읽었네

펼치는 순간 불이 붙어 읽어나가는 동안

재가 되어버린 책을


행간을 따라 번져가는 불을 먹어치우는 글자들

내 눈길이 닿을 때마다 말들은 불길 속에서 곤두서고

갈기를 휘날리며 사라지곤 했네 검게 그을려

지워지는 문장 뒤로 다시 문장이 이어지고

다 읽고 나면 두 손엔

한 움큼의 재만 남을 뿐


놀라움으로 가득 찬 불꽃놀이가 끝나고 나면

나는 불로 이글거리는 머리를 이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곤 했네


그 옛날 내가 읽은 모든 것은 불이었고

그 불 속에서 난 꿈꾸었네 불과 함께 타오르다 불과 함께

몰락하는 장엄한 일생을


이제 그 불은 어디에도 없지

단단한 표정의 책들의 반질반질한 표지를 자랑하며

내게 차가운 말만 건넨다네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읽어도 내 곁엔

태울 수 없어 타오르지 않는 책만 차곡차곡 쌓여가네


식어버린 죽은 말들로 가득 찬 감옥에 갇혀

나 잃어버린 불을 꿈꾸네


* 남진우 : 1960년 전북 전주 출생,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7년 제15회 <대산문학상> 수상, 시집 <타오르는 책> 등


< 감 상 >

力說적이고 젊음이 넘치는 독서의 한 장면을 본다


화자의 독서에 대한 욕망이 지글지글 불길 속에서 말갈기 휘날리며 타들어가고 있다


불길 같은 욕망이 한 자 한 자 글자에 부딪칠 때마다 폭발하는 신비의 희열!


이미지를 향한 불길, 화자의 잠재된 환상과 관념이 넘쳐 흐른다


아! 그러나 그 불길도 세월이 흐르면 퇴락하여 한 줌의 재로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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