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새 이야기 / 강인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눈먼 새 이야기 / 강인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0회 작성일 19-06-13 06:20

본문

눈먼 새 이야기 / 강인한


벼락 맞은 고목나무가 검은 산발(散髮)을 하고 섰는

중학교 교정을 빠져나와

내 어린 사랑은

불붙는 황혼 속으로 달려가고,

바닷가 소금밭으로, 환희의 소금밭으로

즐거운 맨발로 달려가고 있었지,


그때 문득

새 한 마리가 교사(校舍)뒤 수풀에서 솟구쳐 올라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가고 있었지,

그리고 어디선가 죽은 사람의 날카로운 휘파람이 날아와

새의 작은 가슴을 뚫고 지나갔지

새는 뜨거운 조약돌이 되어

바다에 떨어졌고

파도 위 한 점 부표처럼 떠서 흐르는

내 어린 사랑,


상실의 슬픔은 그때부터

내 온몸의 구석구석에 검은 발을 드리우고

성긴 빗방울이 내 머리속에 방울져 듣다가

마침내 흐득이기 시작하였지,


여름밤 서늘한 별빛이 자릴 옮겨 물먹는 지금

상처 난 어깨의 구멍으로

소금기 많은 바람은 불어오고

내 어린 사랑은 어둠에 묻힌 고목나무 가지에 숨어

한 마리 눈먼 새가 되어 울고 있지,

한 줌 회진(灰塵)으로 나직나직 

바람에 불리우고 있지


* 강인한(강동길):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입술>외 다수, 1982년 전남문학상, 2010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다음 카페 <푸른시의방>운영



< 감 상 >

화자의 꿈 많은 어린시절이 校舍 뒤 수풀과 바닷가 소금밭등을 배경으로 즐거운 맨발로

달려가고 있다


화자의 가슴 속에는 환희와 희망(한 마리 새)이 솟구쳐 날개를 파닥이며 힘차게 날아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죽은 사람의 날카로운 휘파람소리(광주 5.18의 슬픔인듯?)가 恨(뜨거운 

조약돌)이 되어 바다에 떨어져 한 점 부표처럼 떠다니고 있다


그때부터 상실의 슬픔속에 흐득이기 시작하였고 상처난 어깨의 구멍으로 소금기 많은 바람이

불어와 한 마리 눈먼 새가 되어 허덕이고 있고, 그 슬픔은 한 줌 티끌로 지금도 나직나직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4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10-19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10-14
4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10-06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10-05
411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10-04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1 10-02
41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09-21
41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9-17
41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9-15
41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9-13
41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9-09
41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9-09
41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9-09
41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09
41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9-09
409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9-08
40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9-07
40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9-07
409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8-31
4095 온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8-27
40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8-24
40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8-17
40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8-10
40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8-08
4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 08-04
40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8-01
40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7-27
4087
신발 =장옥관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7-23
40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7-20
40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7-13
40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7-07
40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7-06
40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07-01
40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7-01
40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6-29
40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6-28
40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6-28
40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06-27
4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6-27
40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6
40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6-26
4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5
4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6-25
40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6-23
40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6-23
40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1 06-22
40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20
40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20
40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6-19
40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6-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