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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튤립 /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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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3회 작성일 19-07-05 02:03

본문

고양이와 튤립 / 김효선


단호한 태양에게도 

식을 줄 아는 의지가 있는 것처럼

늪인 줄 모르고 짚은 어깨에게도 

꽃가루가 날린다 날아간다

물구나무를 서서 바닥을 들여다보면

우리에겐 더 이상 남아 있는 교집합이 없다


눈빛만으로도 상처가 되는 춘분을 지나면

어디서 피가 식었을까

캄캄해도 만져지는 스위치처럼

너를 잊으려는데 나는 왜 사라지는 걸까?


보기만 할게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보면 어디서 왔을까

튜우울~립 곁에서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황홀할까

너를 죽이고 내가 살아야 한다면

풍등을 날리면 전생은 미래에 가 있을까


누가 내 꼬리에 타이머를 달았나

환했다 쓸쓸해지는

서쪽을 바라보다가


한밤의 꽃밭은 죽기에 적당하지


* 김효선 : 1972년 제주 서귀포 대정읍 출생, 2004년 계간 <리토피아>

            로 등단, 시집 <서른다섯 개의 삐걱거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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