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의 사원 / 이화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몸속의 사원 / 이화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5회 작성일 19-08-01 05:22

본문

몸속의 사원 / 이화영


당신과의 인연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이 된 후

내 몸속에 사원이 생겼습니다

사원의 누각에 걸린 鐘에는 당신의 형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내가 바느질하듯 정으로 새긴 형상입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않았습니다

생이 비루하게 느껴지는 날이면 한동안 버려두었던

종 채를 찾아 누각에 올라갑니다

당신의 음성이 종소리 되어 울려 퍼져 나간 자리마다

우묵한 우물이 파였습니다

우물이 찰박찰박 깊어질 때

벌레와 몸을 기댄 풀잎이 고요를 젖히며 일어납니다

당신이 사원을 나와 천천히 뒤편의 숲으로 들어가

바위에 엎드려 태아처럼 웅크립니다

그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몸은 신열이 올라

우물을 퍼 올려 마른 정수리에 끼얹습니다

당신이 내 태아인 듯 양수가 부풀어 오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영겁의 인연이라면 어느 전생에서는 내가 당신의

여식이거나 남편이기도 했을 겁니다

다가올 어느 사후에는 당신이 내 자식이기도 할 겁니다

그 사원은 내 자궁 안에 있습니다

사원과 몸을 바꾼 바람이 알려준 비밀입니다


* 이화영 : 2009년 <정신과표현>으로 등단, 시집 <침향>등 다수


< 감 상 >

당신을 향한 그리움은 내 몸속의 사원이 되었습니다 

그 그리움을 잊지 못해 당신의 형상을 누각에 걸린 종(鐘)에 바느질 하듯 

정으로 새겨놨습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누각에 올라 종을 치면, 당신의 음성은 종소리되어 

울려 퍼지고 그 자리마다 우묵한 우물이 파였습니다


더 없이 아름답고 신비한 연가(戀歌)가 아니던가! 

애절한 그리움이 꽃봉오리 터지듯 눈 앞에서 선연하게 피어오른다


내러티브 전반에 흐르는 이미지는 불교적 냄새를 풍기는데

영겁(永劫)이란 끝 없는 세월과 헤어지면 다시 만난다는 윤회(輪廻)사상이

얼핏 보인다


한 이웃은 5千劫 세월의 인연(因緣)이 있어야 또 이웃으로 만나고

한 부부는 7千劫 세월의 인연(因緣)이 있어야 또 부부로 만난다는데,

(1劫 세월 : 가로 십리, 세로 십리 성(城)을 쌓고, 城속에 겨자씨앗을 가득 채워서

천년에 한 알씩 꺼내어 그 씨앗이 다 없어질 때까지의 세월)


이웃과 부부는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인 듯 

윤회(輪廻)이론은 석가모니 전 고대 철학자 피다고라스가 창시자라 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3 0 07-03
4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08-07
4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4 0 09-12
4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0 10-23
4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2 0 11-30
4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3 0 01-11
4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1 0 02-21
4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0 03-30
4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7 0 05-07
4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0 06-12
4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8 0 07-21
4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4 0 08-29
4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 10-14
4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0 12-02
4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8 0 01-20
4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 03-10
4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 04-27
4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06-13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 08-01
4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0 01-09
4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02-28
4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2 0 04-29
4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 11-30
4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0 03-22
4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7-12
4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11-01
4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2-21
4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13
4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7 0 07-17
4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3 0 08-02
4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8 0 08-20
4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6 0 09-07
4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7 0 09-30
4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2 0 10-26
4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 0 11-20
4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2 0 12-19
4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6 0 01-28
4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6 0 03-17
4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 0 04-28
4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9 0 05-28
4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 06-30
4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4 0 08-02
4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0 09-21
4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3 0 10-26
4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8 0 12-07
4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1 0 01-14
4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7 0 02-18
4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0 0 03-24
4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5 0 04-28
4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9 0 05-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