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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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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골(배롱나무) / 박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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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8회 작성일 19-09-08 10:04

본문

덕천골 / 박우담

 -배롱나무


떨어지는 이파리는 나무의 편지


갑작스레 덕천골에 비 내린다.

화음이 좋고 음감이 아름다운 단발머리처럼

촘촘한 비바람에 현을 켜는 나무


태생부터 눈시울 붉히고 숱한 고뇌의 시간을 보내는

젖은 잎사귀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그분이 주신 현의 울림에 따라


꽃잎이 떨어진다.

천 년 만 년 붉을 것만 같았던 꽃잎이

쇠락하는 왕조의 호외처럼 바닥에 떨어진다.


난 오늘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눈물 없이 읽기 힘든 떨리는 손편지


낮과 밤이 짧아졌다 길어졌다 하는 내 손바닥에도

몇백 겁의 길 따라 온 눈물의 홈통이 있다.


내 등줄기에서 발끝까지 축축하게 젖는다.

나는 꽃가루에 덮여있는 너를 바라보며

그 길을 걸어간다


* 박우담 : 1957년 경남 진주 출생, 2004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 2015년 제12회 형평지역 문학상 수상


< 소 감 >



화자는 비내리는 덕천골 배롱나무를 바라보며 상상에 빠진다

그 바람소리는 그 분이 현을 튕기며 연주하는 음악이라 생각하는데,

사유가 품고 있는 상상의 폭과 깊이는 그 신비로움이 어디까지일까?


- 꽃잎이 떨어진다.

- 천 년 만 년 붉을 것만 같았던 꽃잎이

- 쇠락하는 왕조의 호외처럼 바닥에 떨어진다.


떨어지는 나뭇잎과 천만 년 붉을 것만 같던 한 왕조의 쇠락이 겹치는데,

여기서 한 왕조는 이 세상 千態萬象 모든 衆生들 개개인이리라

화자도 나뭇잎에 실려 그 분(조물주)이 튕기는 음악소리 속에서 쇠락하는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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