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자서전(황천) / 김혜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죽음의 자서전(황천) / 김혜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1회 작성일 19-09-15 03:30

본문

죽음의 자서전 / 김혜순

  - 황천:마흔닷새


얼굴 없는 망자들이


중환자실 문 열면 염통주머니, 오줌주머니 들고


달려나오는 환자처럼


황혼 길 우루루 달려가는 망자들이


오던 길 돌아보고 추억에 눈 맞추면 돌기둥 되는 망자들이


자루 속에서 내다보는 눈구멍에 소금물 그렁그렁 담은 망자들이


눈물이 뼈를 녹여 물기둥 되는 망자들이

너보다 먼저 떠나서 영원히 떠난 망자들이

대망막을 뒤집어쓰고 다시 태어날 순서라고

이제 모국어를 다시 배워야 할 때라고

잠자고 일어나도 네가 없고 아침을 먹어도 네가 없다고

초등학교 1학년 교실 문 열리면 받아쓰기 공책 신발주머니

들고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처럼

우루루 산 아래 떠밀려 내려갈 때


헬리콥터 한 대가 1천 명의 죽은 사람 이름을 새긴 4톤짜리

청동 종을 긴 줄에 매달고

높은 산을 넘어가네요 첩첩산중 숨은 절간에 그 종을 매달아

두려고


* 김혜순 : 1955년 경북 울진 출생, 1979년 시 (담배를 피우는 시체)로

            등단, 2019년 제9회 이형기 문학상 수상 


얼굴을 상실한 망자들이 그러나 도처에 파편처럼, 불현듯,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재현되고 현현한다.

망자들의 실(實)로 있는(存) 모습에, 저 지하의 누런 샘물 가까이에,

너는 네 부르튼 입술을 맞춘다.

                                - 해설자 조재룡의 마흔닷새 부문 해설


< 소 감 >

죽기 직전의 기로에 선 자의 심상과 모습을 노래 한 작품으로써 시인은 금년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인터내셔날부분을 수상했다


이태리 작가 단테의 명작 <신곡>처럼 화자는 이승과 저승을 드나들며 生과 死를

조명하고 있는 듯,


마치 불교에서 주장하는 49제를 연상하는 듯, 한 권이 49편으로 나눠져 편편마다

음험한 분위기가 안개처럼 짓게 풍겨져 독자로 하여금 주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데, 


시인은 책 말미(시인의 말)에서 49편을 한 편의 작품으로 읽어줬으면 한다


황천(마흔닷새) 편은 출근(하루) 편과 함께 49편 중 필자의 마음을 특히 사로잡아 

소개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5 1 07-0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 10-23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0 10-19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0-14
4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10-06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10-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