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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김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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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0회 작성일 19-12-1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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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김혜순


내 왼쪽 귀와 네 오른쪽 귀로 만든 나비 한 마리


두 날개가 파닥이면 맞잡은 전신으로 파문진다


환한 날개 가루들로 네 꿈을 채워줄게

네 꿈속에 내 꿈을 메아리처럼 울리게 할게

귓바퀴 속 두 소용돌이가 환하게 공명한다


어쩌면 귀먹은 사람이 잠결에 들은 것 같은

그런 편지를 내 왼쪽 귀를 다하여 쓸게

네 품속으로 들어가 혈액을 다정히 흔들어줄게


이 세상 끝까지 날아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만큼

그렇게 가볍게 날개를 파닥일 수 있겠니


문드러진 꽃처럼 피어난 우리 입술의 암술 수술로

우리가 키우는 이 나비 한 마리


나중에 나중에 우리 없는 세상에 뭐가 남을까

우리 몸을 버리고 날아오를 저 나비 한 마리

우리 몸속에서 아직도 팔딱거리는 어둠처럼

아직 생기지도 않은 저 멀고먼 쌍둥이 태아처럼


두 손을 맞잡고 누운 침대 위

우리는 두 귀를 맞댄 채 생생히 썩어가네

우리 무덤 위로 바스라질 듯 두 귀를 팔딱거리는 저 나비 한 마리!


* 김혜순 : 시집 <죽음의 자서전>으로 금년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인터내셔날부분 수상


< 소 감 >

네 귀와 내 귀가 어깨동무하면 나비가 된다

네 혼자 만든 나비보다 내 혼자 만든 나비보다 더 아름다운 나비

쟁반 위 은구술 굴러가 듯 날아간다


두 날개 파닥이면 우리들 전신으로 파문지고

너의 꿈과 나의 꿈이 환하게 메아리치며 공명한다

우리가 키운 저 나비 한 마리!

나중에 나중에 우리 죽어 무덤가에 팔딱거릴 나비 한 마리


화자의 시는 언제나 아름답고 오손도손 다장함도 있다

그러나 어느새 예리한 정념이 파고들어 독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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